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6·4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불과 나흘 앞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남 여수시장 후보인 주철현(56) 전 광주지검장과 경선에서 사실상 탈락한 김영규(58) 전 여수시의장이 정면충돌했다.
특히 양 측 공방은 김 후보 측의 금품 살포 논란이 공작정치로 확전된 데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철현 후보 단수추천에 의한 공천을 놓고서도 부딪치는 등 난타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주 후보 측은 "검사로 25년 동안 인권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2013 대한민국 인권부문 법률대상'을 수상했는데 공작정치, 공안정치를 하면서 인권을 탄압한 것처럼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한데 대해서는 엄중한 법의 심판이 따를 것임을 경고한다"고 즉각 공세를 취했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김 후보 측근이 금품살포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돼 사무실과 집 등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수사가 진행되자 주 후보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김 후보는 시민 앞에 사죄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주 후보는 또 "당 지도부는 '시장후보 자격 박탈'과 '공직후보 영구 출마금지' 등 일벌백계하고, 검찰은 김 후보의 가면 뒤 실체와 전모를 철저히 밝히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조직적인 대량 금품을 살포하다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고 보도 자료를 부풀려 내는 등 시장 당선에 혈안이 돼 있다"며 "이는 악의적이고 명백한 상대후보 탄압을 위한 공작정치"라고 비난했다. 김 후보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2곳에 대해서도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맞불을 놨다.
최근에는 주 후보가 여수출신 연예인 백일섭(70)씨와 함께 여수재래시장을 돌며 선거운동을 한데 대해 김 후보는 "백씨는 여당 측 대통령 선거 운동과 연예인 자원봉사단원이었다"며 "주 후보는 정치적 커밍아웃을 하고 새누리당으로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측 후보의 난타전은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이 주 후보를 단수 추천하면서 극에 달하고 있다.
김영규 후보와 지지자 100여명은 12일 오전 여수시청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컷오프를 거쳐 당의 경선 방침에 따라 국민여론조사 100%에 참여하고 있는데, 전남도당이 '전략공천은 없다'는 공문까지 보내놓고 갑작스럽게 변경했다"며 "만약 공안검사 출신 후보가 전략공천 된다면 지난 대선 때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NLL 국가기록물 불법 유출사건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재심을 강력히 요청하며 만약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당원들과 함께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 이후 여수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반면 주 후보는 "이번 전남도당의 후보 단수추천은 전남도당 차원의 구 민주계에 의해 주도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지역 국회의원인 김성곤 의원도 참석한 가운데 의결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저히 앞서가는 지지율과 김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 등 자질문제도 종합고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김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주 후보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는 방제회사 연루 의혹과 자녀의 임산부약혼녀 폭행사건은 온 여수를 한 동안 떠들썩하게 했다"면서 "김 후보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번 단수추천이 마치 중앙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전형적인 구시대적 작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