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세월호 사고 피해자 가족들, 또 관련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 비극이 2차, 3차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1일 오전 1시40분께 정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화랑유원지 뒤편 나무 밑에서 허리띠로 고리를 매려던 유족 A씨가 경찰에 발견돼 가족에 인계됐다.
또 다른 유족 B씨는 지난 9일 휴대폰 SNS 단체대화방에 "다른 세상에서라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라는 글을 올린 뒤 약물을 과다복용 했다. 글을 본 다른 유족이 안산 단원구 B씨 집을 재빨리 찾아 쓰러져 있는 B씨를 병원으로 옮겨 목숨을 살렸다.
지난 9일 오후 3시께에는 안산 상록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C(47)씨가 목을 매 숨지는 일이 발생, 피해자 가족들을 돕는 사람들의 '우울증 전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C씨는 최근까지 요양보호사로 일해 왔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우울하다'는 말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물론, 학교에 재학 중인 1ㆍ3학년들의 상태도 그리 좋지 않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구조된 69명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합숙 심리치유프로그램을 당초보다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퇴원 이후 10일 정도 지원하고 이번 주 가정과 학교로 복귀시키려 했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해본 결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이번 사고 이후 설립된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는 가족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안산지역 초중고 59곳(단원고는 교육부 산하센터 전담)에 학교별 심리상담 전문가를 배치할 예정이다.
희생자의 형제자매, 친척, 가까운 급우 등은 바로 면대면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의 경우 2차 평가나 전문 치료를 진행하는 등 오는 7월까지 2개월여간 밀착 관찰한다는 계획이다.
국립서울병원장이자 센터장인 하규섭씨는 "세월호 사고로 안산지역 전체가 피해를 봤다는 전제하에 치료가 필요한 대상자를 조기 발견하고 추적 관리하기 위해 치료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센터는 유족들의 심리건강을 위해 매일 전문가 20여명을 보내 유족들을 면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당국의 더욱 면밀한 조치와 밀착 보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