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원화강세 지속으로 이미 제조업계의 수익률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제조업을 영위하는 주요 대기업 120개사를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제조업의 원·달러 손익분기 환율은 1052.3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0.8%p 감소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업들은 원화 강세에 따른 피해 완화를 위해 공정개선 등을 통한 원가절감, 환헤지용 파생상품 투자 확대, 수출단가 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에 대해서도 확장적 통화정책 강화, 수출금융 및 보증지원 확대, 마케팅 등 수출인프라 구축 등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주문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0.1%로 크게 둔화되는 등 거시지표 불안정으로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고, 이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할 때”라고 지적했다.
◆원·달러 손익분기 환율 1052.3원, 조선 1125.0원으로 가장 높아
제조업 손익분기 환율은 1052.3원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조선업 손익분기 환율이 1125.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음식료(1075.0원), 펄프·종이·가구(1,067.9원), 석유화학(1,066.7원), 전자․통신(1,052.3원), 자동차․부품(1,050.0원)등이 뒤를 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 자금이 회수되는 부분은 2~3년전 선가가 매우 낮은 수준일 때 수주된 것이어서, 적정 수익성을 보장받으려면 환율이 현 수준보다 상당히 높아야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산업인 비금속광물(1,025.0원), 섬유(1,025.0원), 철강·비철금속(1,032.1원) 등의 손익분기 환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되었다.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0.8%p 하락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큰 업종은 의약품(1.5%p), 전자‧통신(1.5%p), 조선(1.3%p), 펄프‧종이‧가구(1.1%p) 순으로 나타났다. 비금속광물의 경우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아 영업이익률 감소폭(0.3%p)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기업 원가절감 노력과 정부의 확장적 통화정책 강화 필요
기업들은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 방지를 위해, 원가절감노력(42.0%), 환헤지용 파생상품 투자확대(16.8%), 수출단가 조정 추진(16.8%) 등 자체 대응 노력을 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15.3%에 달했다. 정부 정책으로는 확장적 통화정책 강화(45.8%), 수출금융·보증지원 확대(27.5%), 마케팅 등 수출인프라 구축(10.8%), 환위험 헤지상품 개발 유도(10.0%)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