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유가족 호소문 "전국 분향소 설치, 전 국민 장례 축제냐?"

2014-05-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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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열아흐레가 지난 4일,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안산 화랑유원지에 위치한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서 침묵시위를 이어나갔다. 3일부터 시작된 시위였다.

유가족들은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에게 ‘저희 아이를 보러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호소문을 배포했다.

호소문에는 “저희는 그나마 아이의 시신이라도 안아보고 보냈지만, 아직도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비통한 울음으로 진도에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먼저 기도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유족들은 “사고로 아이를 잃고 경황이 없는 중에 전 국민 장례축제처럼 전국 분향소 설치에 이런저런 햇빛 대안을 내놓고 생색을 내는 사고대책본부 및 관할기관들의 행태에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아 자식 잃은 슬픔만을 나눌 수 있는 처지가 못됩니다”라고 했다.

“사고 첫날부터 구조할 수 있음에도 안하고, 회의만 하고 브리핑만 하고 사진만 찍어대는 이 정부를 저희는 믿고 기다렸습니다. 당시의 언론은 최선의 구조라고 했습니다”라면서 “현장에 저희 부모들이 두 눈 뜨고 보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내 가족을 위해 일하러 나가고 꼬박꼬박 세금 내고 정부를 믿고 있던 저희는 무력한 서민입니다”라고 썼다.

“자식을 잃은 엄청난 슬픔과 희생을 안겨주고 졸지에 유족이 된 저희들에게 심리지원이니 생활안정대책이니 언론에 유포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이들은 나머지 애들을 수습하는 것은 뒷전이 되어버렸네요”라고 지적했다.

또 “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 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사고 진상을 규명해주세요. 그럴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주세요. 믿을 수 있는 분들의 특검을요구합니다”라고 했다.

유족들은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저희 아이들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리며, 우리 아이들의 천진한 얼굴 하나하나 꼭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썼다.

이날 오후 1시까지 1만31명이 정부 합동분향소를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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