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 '공룡'들, 저축은행 진출 본격화

2014-05-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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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론 금융위 승인 받아…러시앤캐시도 준비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대형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본격화됨에 따라 저축은행 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30일 정례회의를 통해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의 예신저축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지난 2월 웰컴론은 예금보험공사의 가교저축은행 매각에서 예신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3월 금융위에 주식취득승인을 신청했다.

웰컴론은 예신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향후 5년간 대부잔액을 40% 이상 감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대부업을 폐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웰컴론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5888억원, 자기자본 1762억원으로 현재 대부잔액은 5031억원이다. 예신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및 자기자본은 각각 5417억원, 416억원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대부잔액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대부잔액)을 3.5배 이내에서 운영하고, 대부업 우량고객을 저축은행 고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부업 광고비용을 3년간 매년 20% 이상 감축하고 저축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지난해 말 기준 업계 평균인 11.16% 이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도 29.9% 이내에서 운영하기로 했으며 저축은행 고객을 대부업체로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웰컴론 뿐만 아니라 아프로파이낸셜그룹(러시앤캐시)도 가교저축은행인 예나래·예주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조만간 웰컴론과 함께 저축은행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대형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시장 진출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좀처럼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에 자극제 역할을 해 경쟁을 통한 경영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잔액을 5년간 40% 이상 감축하고 대부업 우량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를 준수하기 위해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 타 저축은행과의 차별화 경쟁에 나서면서 업계에 새 바람이 불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앤캐시 역시 웰컴론처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제시한 40% 이상 축소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주식취득승인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영업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이처럼 대형 대부업체의 진출까지 가시화되자 위기를 느낀 기존 저축은행들은 온라인 기반 신용대출과 소액담보대출 판매 및 홍보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개인 신용대출에 특화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장점으로 업계 주도권 싸움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저축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저축은행마다 수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낙 저축은행 시장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이어서 대형 대부업체들이 진출해도 큰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이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업계가 워낙 침체돼 있어 기업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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