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는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한 할머니의 만남이 인터넷상에서 ‘연출’ 의혹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연출을 해서 득 될 것이 아무것도 없고 연출을 했다면 밝혀지지 않을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지난번 대통령이 진도를 방문했을 때도 울고 있던 어린아이에게 다가가 위로했는데 병원에 있는 아픈 아이를 데려다가 연출했다는 보도가 나와 아이 가족이 그 내용을 부인하고 항의했다"며 "이번에도 연출했다는 보도인데, 사실이 아닌 내용이 확산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9시께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고, 한 할머니를 위로하는 장면이 취재기자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장면은 박 대통령이 '유족으로 보이는 조문객'을 위로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하지만 이 할머니가 분향소에서 박 대통령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다녔고, 조문객으로 줄을 서 있던 영상까지 나돌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연출된 만남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이 할머니의 빨간색 매니큐어가 유족 또는 조문객 복장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문도 급속히 확산됐다.
유족대책위는 유족 가운데 이 할머니를 아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 할머니는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에 사는 오모(73)씨로 일반인 조문객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불교 신자인 오씨는 교인들과 함께 조문하려 했으나 약속 시간인 오전 9시보다 30분 가량 먼저 도착해 있다 박 대통령을 만났다고 일부 언론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30일 밤 “박 대통령이 합동분향소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와 인사한 것을 두고 쇼를 하기 위해 연출했다는, 말이 안 되는 보도가 나와서 조문하러 왔다가 졸지에 동원된 배우가 된 할머니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며 “이런 보도는 우리 사회에 불신을 키우고 모든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