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자로 미래전략실 팀장급 임원들이 삼성전자로 이동하는 한편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전무급·부사장급 젊은 인사로 대폭 물갈이 됐다.
재계에서는 그룹의 경영방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미래전략실 핵심 인사를 '현장(삼성전자)'으로 대거 이동시켜 '마하경영'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가벼워진 미래전략실… "현장 지원 충실"
후속 경영진단팀장에는 박학규 삼성전자 무선지원팀장(부사장)이 내정됐다. 인사지원팀장을 맡았던 정금용 부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에 임명됐다.
전략2팀장에는 부윤경 삼성물산 기계플랜트사업부장 부사장이 선임됐다. 기존 전략2팀장을 맡았던 김명수 부사장은 삼성전자로 이동한다.
커뮤니케이션팀장에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에 합류한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가 선임됐다. 기획팀장에는 이수형 준법경영실 부사장이, 준법경영실장에는 성열우 준법경영실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이로써 미래전략실 내 7개 실·팀 중 전략1팀 김종중 사장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수장이 교체됐다.
사장 3명, 부사장 5명으로 구성됐던 미래전략실 팀장급 인사 직급이 사장 1명·부사장 6명·전무 1명으로 낮아지면서 평균 연령대도 55.3세에서 54.3세로 1년 정도 낮아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무급과 신임 부사장급 인력을 미래전략실 팀장으로 선임해 현장 지원에 충실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미전실 핵심 3인 '전자'로…'현장'강화 방점
이번 인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미래전략실 정금용 인사지원팀장(부사장),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의 삼성전자 행이다.
특히 세 사람이 삼성전자로 이동하면서 전무·부사장급이었던 삼성전자 인사팀·커뮤니케이션팀과 법무팀의 위상도 사장급으로 격상됐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문제와 채용방식 변화에 대한 인사 현안 등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인사팀장에 임명된 정금용 부사장은 3년만에 다시 전자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1987년 삼성전자 인사팀으로 입사한 정 부사장은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인사팀 상무(2004)·삼성전략기획실 북미 인사팀장(2007) 등을 역임한 그룹 내 대표 인사통으로 손꼽힌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입'으로 대내외 소통 역량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인용 사장은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백혈병 문제 해결 등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됐다.
삼성전자 법무팀장에 선임된 김상균 사장도 이 사장과 함께 최근 진행 중인 언론사와의 소송·백혈병 보상 문제 등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법무실 부사장(2005년)으로 자리를 옮겨 삼성전자 법무실장, 미래전략실 준법경영실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수뇌부 교체에 따른 후속 인사도 조만간 단행될 예정이다.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의 노승만 전무 등 몇몇 핵심 실무급 임원도 삼성전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