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사는 김수경(33)씨는 밀린 업무 탓에 황금연휴 여행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계획을 변경해 가족과 국내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김수경 씨가 결정을 바꾼 데에는 세월호 참사 영향이 컸다.
김 씨는 "이번 사건을 보며 정말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또 제 가족의 소중함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내 곁에 있을 때 소중함을 더 깨닫고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가오는 5월은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연휴가 겹치는 황금 연휴다. 여기에 정부가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 5월 1일부터 11일까지를 관광주간으로 지정함에 따라 관광 성수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세월호 참사 여파로 단체관광객이 급감하고 가족여행이 증가하는 등 여행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3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이후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 등 단체여행이 줄줄이 취소됐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단체관광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닷길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거문도, 홍도, 울릉도 등 섬 여행이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주간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당초 계획보다 조용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관광 도시'인 무주·통영·제천에서 관광 주간에 맞춰 학교별 재량 휴업은 예정대로 실시한다. 단 청소년 3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체험 여행 프로그램은 하반기로 연기했다.
정부 부처 장ㆍ차관을 비롯한 공직자들 역시 관광주간에 휴가를 떠날 계획이었으나 전면 취소됐다.
반면 가족여행은 증가하면서 호텔과 리조트 등 지역의 주요 숙박시설은 이미 포화상태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대명리조트는 다음 달 2부터 5일까지 황금연휴기간동안 객실 예약률이 9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리조트도 같은 기간 객실 예약이 100% 완료된 상태.
부산지역 특급호텔은 평균 객실 예약류이 95%를 웃돌았고 제주지역 특급호텔 역시 평균 90%를 상회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연휴는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 세월호 참사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려는 여행객이 많아서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