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전신탁은 은행 등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고객이 지정한 방법에 따라 운용한 후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상품이다. 투자에 따른 책임은 고객이 지고,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30일 한국경제신문은 3월 말 현재 특정금전신탁 잔액이 79조8427억원으로 1년 전(70조7290억원)보다 9조1137억원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정기예금 증가액(3조567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반면 주식형 펀드 잔액은 이 기간 91조9154억원에서 83조5439억원으로 8조3715억원 감소했다.
3월 신규취급액 기준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72%까지 떨어지고, 주가도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특정금전신탁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긴 하나 보통 연 4% 이상의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또 만기가 보통 3~6개월로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금리 상승에 대비해 장기간 돈을 묻어두지 않으려는 부자들의 수요도 만족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에 따라 내년 이후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점이 단기 상품인 특정금전신탁의 선호도를 더 높여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KT ENS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12일 이후에도 투자 열기가 지속돼 이달 23일까지 40여일 동안 잔액이 1조5836억원 증가했다.
요즘 투자 대상의 상당 부분은 건설사 자산담보부기업어음 (ABCP)다.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특정금전신탁의 주요 투자 대상이다.
ABCP 투자 시 수익률은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연 4%를 웃돈다. ABCP의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해 통상 건설사와 증권사가 지급보증을 한다. 신용등급 A1의 경우 연 3% 중후반, A2는 연 4% 중·후반의 이자를 준다. 지난해 '동양 사태' 이후 은행들이 취급을 꺼리는 A3는 연 5%를 넘을 때도 많다.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이자의 두 배에 달한다.
다만 이 상품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거두거나, 돈을 다 날릴 수도 있다는 '모 아니면 도'식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책임을 고객이 진다는 점에서 가입도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위험성을 감안, 특정금전신탁 최소 가입 한도를 5000만원으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