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한국영화 라인업이 기 개봉작과 대중상업영화까지를 포괄했다면, 올해부터는 참신하고 도전적인 시도를 보여준 신작 독립장편영화로 전부를 채웠다. 이와 같은 기조에 따라 대다수의 작품들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로 채워져 국내외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차로 공개되는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으로 한국영화계를 이끌어갈 젊은 감독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여섯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경쟁’ 작품들은 신인감독들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작품으로 구성된다. 2013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할매-시멘트 정원’으로 한 차례 인연을 맺은 김지곤 감독의 신작 ‘악사들’은 60대에 접어든 혜광스님이 40여년 전에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음악을 했던 멤버들을 하나 둘씩 모으며 결성한 밴드 우담바라의 이야기이다. 모현신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인 ‘포항’은 실종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남자의 삶을 다룬다. ‘포항’은 효과적으로 절제된 화면으로 특정 공간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배우의 존재감과 과묵한 화법으로 관객과 감정적 교류를 만들어낸다.
13편의 작품이 모두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는 기성과 신예를 막론하고 다양한 주제와 스타일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작별’(2001)로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생태 다큐멘터리의 영역을 개척해 온 황윤 감독은 신작 ‘잡식가족의 딜레마’로 전주를 찾는다. 새끼돼지의 성장과정과 육식을 포기하지 않는 가족의 모습을 따라가며 동물권과 육식산업의 현실을 성찰하는 작품이다. 굴업도 개발 문제를 의제화한 ‘너를 부르마’도 주목할 만 하다. 이 영화는 ‘포도나무를 베어라’(2006), ‘터치’(2012)를 연출한 민병훈 감독, 사진과 영상이 결합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이세영 감독의 공동 연출작이다. 사진작가 김중만의 굴업도 방문 여정을 따라가면서 환경과 생명이라는 화두를 부각시킨다.
대다수의 한국영화 상영작들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들로 채워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