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지고 있는 중국 부동산시장

2014-04-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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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아 빈집으로 남아있는 항저우의 한 별장촌 모습.(사진/중신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주택가격이 빠지고 있는 한편,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부도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 

대표적인 위기도시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가 꼽힌다. 28일 항저우만보에 따르면 지난주말 12곳에서 아파트 분양이 시작됐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항저우의 부동산시장은 3월달부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 분양한 아파트는 가격을 30%가량 낮춰서 내놨지만 수요자들은 선뜻 구매을 하지 않고 있다. 고급별장과 빌라 역시 아파트 가격으로 조정해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있는 곳이 많다. 항저우시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 1분기 부동산 거래금액은 전년대비 11.3% 적어졌으며, 거래량 역시 전년대비 37.8% 줄었다. 팔리지 않고 있는 신규주택 역시 7만6004채에 이른다. 

이같은 현상은 베이징도 마찬가지다. 27일 북경신보는 베이징시 주택건축위원회 발표를 인용해 베이징의 주택 재고가 6만7212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중순 5만5227채였던 주택재고가 불과 2달 만에 1만여 채 이상 급증한 셈이다. 4월 들어 21일까지 베이징의 주택거래 건수는 329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5% 줄었다. 올 1분기 주택 거래량 역시 55.2% 감소했다. 

이 밖에도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 롄윈강(連雲港),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시도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70대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도 1월부터 3달 연속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자 부동산개발업체들 역시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저장성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리더부동산은 최근 파산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설립된 리더부동산은 2010년 이후 투자한 프로젝트들이 지난해부터 연이어 실패하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고, 지난해 말부터 채권상환을 제때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개월 전에도 저장성의 싱룬즈예(興潤職業)가 부채 35억위안(약 5830억원)을 갚지 못해 부동산 개발업체로는 처음 부도를 냈다. 저장성 항저우 최대 부동산 기업 빈장그룹은 건물 재고가 301억위안에 달해 매출액(103억위안) 대비 3배에 육박하면서 부도위기에 내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상당수 업종이 공급과잉으로 문제가 되는 이 때 부동산만 계속 좋을 수는 없다"며 "중국 부동산 시장도 상당수 지역에 공급이 넘쳐 생산과잉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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