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체인 없는 자전거가 어디 있어?”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있다. 세계 최초 체인 없는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Mando Footloose)’.
그래서 선택한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 지난 14일 서울 강남 카페풋루스 신사점에서 처음 만나봤다. 생김새부터 눈길을 끈다. 자전거는 기본적으로 체인으로 바퀴를 돌리게 돼있다. 그런데 만도풋루스에는 페달은 있지만 체인은 없다. 덕분에 기름때 묻을 염려 없으니 치마나 양복차림도 괜찮다. 라인도 살아있다. 배터리, 모터, 알터네이터 등 주요 부속을 모두 내부에 장착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비나 먼지에도 강한 내구성을 보였다.
안장을 키 높이에 맞춰 조절한 후 앉아보니 핸들중간에 부착된 손바닥만 한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HMI(Human Machine Interface)라고 하는데 자동차 열쇠 같은 역할을 한다. HMI를 장착해야 전원이 켜져 자전거를 작동시킬 수 있고 분리시키면 제품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도난예방에 효과적이다. 주행거리와 속도, 배터리 잔량, 자가 발전량, 총 누적주행거리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엔 전원(스로틀) 작동법이 익숙지 않아 넘어졌다. 만도풋루스는 접을 수 있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았다. 만도풋루스의 무게는 22kg. 가녀린 여성이 감당하기엔 다소 무거웠다. 접은 후 이동할 때도 어정쩡한 자세를 만들었다. 그냥 밀고가면 앞·뒷바퀴가 붙어서 한손은 안장을 잡고 다른 한손은 접은 핸들부분을 붙잡고 이동해야했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익숙해지니 괜찮았다.
넓은 곳에서 작동 법을 익히고 타보니 신세계였다. 페달을 밟아도 되고 밟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페달을 밟으면 자가발전을 해 주행과 동시에 충전이 가능하며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노면상태나 경사도, 사용자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충전해서 35km~45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자전거와 스쿠터의 중간정도의 느낌이며 최대 시속 25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특히 오르막길에서는 빛을 발한다. 힘겹게 페달을 굴리며 오르는 사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급경사도 가뿐하다. 오르막길 중간에 멈추는 순간이 있는데 경사가 급하구나하고 재인식한 후 잘 올라간다. 내리막길에서 제동력은 아쉬웠다. 브레이크는 최대치로 꾹 눌러야 먹힌다는 느낌이다.
이틀간 만도풋루스와 출퇴근을 하면서 도심에서 이동이 자유롭다는 것, 꽉 막힌 도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치마를 입고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HMI만 분리하면 되지만 혹시라도 잃어버릴까 불안했다. 게다가 사는 곳은 엘리베이터 없는 원룸이라 충전도 보관도 쉽지 않았다. 충전기 부피도 벽돌보다 크고, 충전할 때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주행 시 모터 돌아가는 소리도 아쉬웠다. 슈퍼카 마세라티의 경우 악보를 그려가며 엔진음을 작곡한다. 만도풋루스는 자전거계의 슈퍼카이니만큼 주행 시 좀 더 매력적인 사운드가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정적으로 배터리가 모두 소모 되면 페달을 밟아도 자전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은 치명타다. 신개념 이동수단에서 고철덩어리가 돼버리는 순간이다.
출퇴근 시 자전거를 타고나면 엉덩이가 상당히 아팠는데 자전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인프라 문제였다. 차도는 쌩쌩 달리는 차들 때문에 인도는 주차돼있는 차, 걸어가는 사람, 울퉁불퉁한 노면 때문에 주행에 문제가 있었다. 자전거 출퇴근이 자유로운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447만7000원의 프리미엄 제품.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타고 다니면 사람들의 시선을 즐길 수 있다. 여성들에게 만도풋루스와 400만원짜리 명품가방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후자에 마음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구매력 있는 30~40대 직장 남성들에게는 인기 있는 제품이 될 것 같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서울 신사·한남점, 부산 해운대점 만도풋루스 카페에서 대여 및 시승도 가능하다. 봄 타지 말고 체인 없는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를 타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