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정부와 민간, 수색·구조 놓고 전방위 '엇박자'

2014-04-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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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진도) 김동욱 기자 = 세월호 침몰사고의 실종자 구조·수색 과정 곳곳에서 정부기관이 민간구조단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크고 작은 마찰 때문에 민간 잠수사들이 대거 떠났고 각종 수색 장비 사용 여부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사고 초기 300명을 넘었던 민간 잠수사는 24일 오전 현재 20∼30명가량만 팽목항에 남은 상태다.

잠수기회를 얻기가 기대만큼 많지 않아서이다.

수색활동보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민간 잠수사는 "제대로 설명도 듣지 못하고 수색에서 제외될 때가 있어 답답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민간 잠수사가 "해경 관계자로부터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부와 민간 단체들이 세월호 실종자 구조와 수색을 놓고 계속해서 엇박자를 내고 있어 차질이 우려된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런 논란과 관련 "자원봉사 민간 잠수사의 뜻과 달리 군·경의 수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최대의 성과를 내야하는 현실을 고려해 자원봉사 잠수부의 참여를 제한했다"며 "미리 설명하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욕설 논란과 관련해서는 "민간 잠수사가 아니라 부하직원에게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대책본부의 이날 브리핑은 사실상 민간 잠수부의 참여가 수색에 도움보다 방해가 된다는 것으로 또 다른 갈등의 소지를 남겼다.

잠수 방식이나 장비를 놓고도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구조팀은 수색방식을 선박에 산소공급 장치를 두고 에어호스를 이용하는 일명 머구리 잠수사 위주로 전환했다.

머구리는 수심 30∼40m 아래에서도 1시간가량 구조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기통을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일반 민간 잠수사들의 수색 참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해군·해경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 2대는 지난 21일 투입됐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하루 만에 철수시켰다.

최근에는 해경이 '다이빙벨'을 몰래 투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이빙벨은 잠수용 엘리베이터로 잠수부들이 다이빙벨 안에서 머물며 수중 깊은 곳에서 20시간가량 작업이 가능한 장비다.

당초 해경은 지난 21일 실종자 가족의 요청을 받은 해난구조 전문가 이종인씨가 다이빙벨을 현장에 들고갔으나 안전 문제 등으로 사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23일 새벽 대책본부가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관에서 다이빙벨을 몰래 빌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대책본부는 "다이빙벨을 가져 온 것은 맞지만 투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고 대처와 수습 과정에서 혼란과 마찰이 끊이지 않으면서 실종자 가족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형 재난 사고에 대한 민간과 정부의 협조 시스템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준금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정부가 대형 재난 발생을 대비해 민간 전문가, 전문업종의 인력풀을 평소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며 "재난 상황별로 어떤 기관과 민간지원단을 어느 시기에 투입할지 매뉴얼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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