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투자가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5분기만에 감소했고 민간소비 증가율도 낮아졌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이 기간 실질 GDP는 전기대비 0.9% 성장했다.
이는 전 분기(0.9%)와 동일한 수준의 성장규모다.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1.0%와 1.1%로 1%대를 기록한 후 4분기에 0.9%로 다시 둔화한 바 있다.
분기별로는 2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했지만, 1년 전 같은 기간과 견주면 3.9% 성장했다. 이는 2011년 1분기 4.9% 이후 3년만에 최대 규모다.
이 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0.7% 증가했다. 교역조건이 소폭 악화되면서 전기(0.8%)보다 다소 수치가 낮아졌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자설명회를 통해 "전체적으로 4월초에 전망한 성장 경로를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수출이 성장을 끌고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재고 감소 부분을 제외하면 내수와 수출은 거의 같은 규모로 성장을 동반견인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달 초 한은은 연간 성장률로 4.0%를 전망했다.
1분기 실질 GDP를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전 분기(-5.2%)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건설투자가 전기보다 4.8% 증가했다. 주거용 건물건설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통계 개편으로 새롭게 추가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민간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중심으로 전기대비 7.5% 증가했다. 이 부문은 지난해 2분기(-2.2%) 이후 3분기 1.2%, 4분기 1.8%로 점차 늘어나다가 올해 1분기 대폭 증가했다.
수출은 전기 및 전자기기, 석유제품 등이 늘어 1.7% 증가했으나 수입은 기계류와 화학제품 등이 줄어들면서 0.5%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자동차 등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0.3% 증가했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지난해 3분기 1.0%에서 4분기 0.6%로 둔화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3분기째 증가세가 축소되는 양상이다.
정 국장은 이에 대해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2월 연말정산 관련애 환급액이 줄고 추가납부액이 늘어나면서 5800억원의 가계소득 감소 요인으로 작용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낮췄다"면서 "또 올해 1~3월중 기온이 섭씨 1.6도 더 높아지는 등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난방용 의류나 전기 등 관련 소비지출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이로 인한 민간소비 둔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후 점검해보겠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었으나 기계류가 부진하면서 전기보다 1.3% 감소했다.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은 2012년 4분기(-3.3%) 이후 5분기만이다.
경제활동별로는 전기가스수도사업과 농림어업이 전 분기보다 각각 4.5%와 4.3% 감소했다. 따뜻한 날씨로 난방용 수요가 줄어든 것과 양돈 및 육우 사육두수 감소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제조업은 전기 및 전자기기, 금속제품, 석유제품 등이 늘어나면서 전기보다 2.1%, 건설업도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서비스업 역시 음식숙박이 부진했으나 보건 및 사회복지, 운수 및 보관 등이 늘어나면서 0.6%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