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초대형 국유기업 화룬(華潤)그룹의 쑹린(宋林) 회장이 비리에 휘말려 낙마하면서 기업 주가가 하루 새 2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23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홍콩 증시에 상장된 화룬그룹 산하 5개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며 시총 185억5500만 홍콩달러(약 2조5000억원)가 증발했다. 쑹린 회장의 비리 사실은 지난 17일 폭로됐으나 홍콩 증시가 부활절 연휴로 18일부터 21일까지 휴장하면서 22일 개장과 함께 주가가 한꺼번에 폭락한 것.
이에 따라 각 금융기관들도 화룬그룹 산하 상장사의 신용 평가등급을 속속 강등하고 있다.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이 22일 지배구조 문제를 이유로 화룬전력 투자등급을 기존의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시키고 목표 주가를 기존의 25.26 홍콩달러에서 33% 내린 16.82 홍콩달러로 인하했다.
시티은행도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화룬그룹 산하 상장사가 중단기적으로 주가가 요동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보고서를 통해 쑹린 회장 해임 건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압력을 가져올 것이지만 회사 수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17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쑹린 회장을 심각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중이라고 공표한데이어 19일 당중앙조직부가 쑹 회장을 공식 해임시켰다고 발표했다. 알려진 혐의로는 화룬전력이 지난 2010년 100억 위안(약 1조7000억 원)을 들여 산시성의 진예(金業)그룹 소속의 자산을 비싸게 매입하며 수십억위안의 국부를 유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23일 홍콩 핑궈르바오(蘋果日報)는 쑹린 회장이 정계 인사들을 한 번 접대할 때마다 전복, 동충하초탕 등 초호화 음식과 한병에 8만~12만 위안 어치 고급 와인을 대여섯병씩 내놓으며 초호화 사치 생활을 누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