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20일 세월호 침몰 당시 운항을 대리선장인 이모 선장(69)에게 맡기고 휴가를 떠났던 신모 선장의 부인과 만난 자리에서 “남편이 객실 증축 등 세월호의 구조가 변경되면서 운항이 불안하다고 회사측에 여러차례 호소했지만, 회사는 이를 묵살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배를 들여온 뒤 5층 배 뒷부분 갑판을 객실로 바꾸고 내부 구조를 변경하면서 일본에서는 804명이던 정원을 921명으로 117명 늘렸다. 이 때문에 6500t이던 배의 무게도 300t 가까이 더 늘어났다. 사고 직후 전문가들은 이렇게 배위로 무게를 늘리는 수직 증축이 배의 무게 중심을 높였고, 그래서 더 쉽게 전복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전문가들은 K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신 선장이 객실 증축 등으로 무게 중심이 위로 쏠리면서 복원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자 화물을 많이 싣지 말아달라고 문제 제기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파도가 치면 배가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는 이른바 '롤링'현상 때문에 화물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해 화물들의 고정·고박에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S는 회사측이 이처럼 신 선장이 제기한 여러가지 문제점과 지적 사항들을 계속해서 묵살해왔다면 해운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물론 세월호의 부족한 복원력을 알고도 검사를 통과시켜준 감독 기관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 선장의 부인은 또 세월호의 조타를 맡았던 조타수도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KBS는 부인이 “조타수가 이전에도 이번 사고처럼 조타기를 급하게 선회하는 등의 운항 불안이 있었다”며 “남편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 조타수를 바꾸기 위해 회사측과 계속해서 논의해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합동수사본부는 신 선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합수부는 사고 당시 조타를 맡았던 조모(55)씨가 타가 말을 듣지 않았다며 선체 이상쪽으로 진술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합수부는 세월호를 개조한 사람과 이를 허용한 사람, 짐을 싣거나 이를 감독한 사람 등 이번 침몰 사고와 관련된 관계자 다수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