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실종자 가족들 시간 지날수록 망연자실

2014-04-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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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진도) =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이 3일째 진행되는 가운데 가족들은 안절부절 못한 채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수백여명은 사고 직후인 지난 16일부터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 모여 실종자 생존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오전 가족들은 해경 등 정부 측으로부터 시간대별 상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정부의 대처에 거세게 항의하며 울부짖었다. 일부는 깊은 한숨을 내쉬거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안산 단원고 학생 엄마인 A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간 뒤로 상황이 나아진 게 뭐가 있느냐"며 "(아이들을)다 죽여 놓고 지금 뭐하는 거냐. 알겠다고만 하고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오열했다.

또 다른 가족은 "지금까지 잘못된 조치들 모두 용서해 주겠다"면서 "제발 부탁인데 애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만이라도 해 달라"고 울먹였다.

이날 새벽부터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시신이 잇따라 인양되자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가족들의 분위기도 급변했다.

해양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슬픔과 걱정하던 모습에서 당국의 혼선과 더딘 구조작업으로 성과가 없자 비통과 분노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 해양경찰 고위 관계자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일부 가족들은 물병을 집어 던지며 심한 욕설과 함께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차가운 물속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어린 애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따뜻한 이곳에서 밥 챙겨 먹는 내가..."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침통해지는 분위기 속에서도, 10시 50분 현재 선체 공기주입과 잠수부가 선체 진입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실종자의 생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한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성토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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