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만경영 견제·부족 세수 충당 차원…공기업 배당 늘린다

2014-04-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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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경영 견제·부족한 세수 충당 위한 ‘묘수’

허술한 제도개선ㆍ적극적 시장개입 관건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출자 공기업의 이익배당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기업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과도할 정도의 사내유보금을 적립하는 관행을 막고 세외수입을 늘려 재정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출자기관의 불필요한 내부유보를 억제하고 안정적 세외수입 확보,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실현 차원에서 배당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연내 출자기업의 합리적 배당모형을 연구해 실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기재부가 최근 ‘정부출자기업 배당정책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이 포함됐다.

연구내용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국가 정부배당 정책 조사, 국내 민간기업 배당수준 분석, 정부 출자기업 적립금 현황 분석, 배당산정 방식 검토 등이다.

기재부는 상반기 중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처 및 관계기관 의견수렴을 거쳐 하반기에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가 공공기관 배당률을 높이려는 것은 방만경영에 대한 견제와 부족한 세수 충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부유보금이 순기능도 있지만 직원 복지확대 등 방만경영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자금배분 투명성이 약하다는 지적도 많다”며 “배당을 늘리면 정부 재정도 튼튼해지지만 소비확대로 이어져 내수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향후 국민 세금으로 출자한 37개 정부출자기관이 지분만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된다.

그러나 현재 공기업 배당 수준이 적정하느냐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배당성향 비교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0년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해 정부배당 대상기업에 속한 24개 공공기관 배당성향(현금배당금/당기순이익)은 평균 16.33%였다.

이는 그 해 당기순이익이 흑자였던 비금융 민간기업 878곳 평균 배당성향(25.27%)에 턱없는 수치다. 특히 민간 배당결정방식을 따랐을 경우를 가정한 예상 배당성향(18.46%)보다 실제치가 낮다.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항만공사, 공항공사, 철도공사, 한국전력, 석유공사의 경우 실제배당성향이 예상배당성향보다 낮았다. 이는 이익이 있는데도 제대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기업 배당제도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2010년 이익잔여금으로 1638억원이 발생했지만 한국철도공사법상 전체 이익금(6486억원)의 40%(2594억원) 이상을 적립해야 해 순이익이 났는데도 이를 모두 이익준비금과 사업확장적립금으로 사내에 유보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09년 6000억원대 순이익을 냈지만 정부에 배당을 하지않았다. 부채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기재부가 배당을 면제해줬기 때문이다. 사실상 간접지원인 셈이다.

이밖에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수출입은행, 기업은행도 2009년에는 다른 해에 견줘 10%포인트 이상 배당성향이 낮았다.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국책금융기관에 배당을 면제해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지영 연구위원은 “내부유보금이 사내 복지 등으로 전환되면 공공기관 비효율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배당가능 이익이 있는데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정부 세입이 감소하고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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