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13기 1차회의…김정은 체제 '변화'보다 '안정'

2014-04-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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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9일 북한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재추대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가 유임되는 등 북한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제13기 1차 회의 결과에 대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새로운 정책 방향의 제시가 없었고 국가지도기관 인사에도 큰 변동이 없었다"며 "북한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또 당초 교체가능설이 있었던 김영남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앉히고 박봉주를 내각 총리에 다시 선출했다.

박 총리가 제의한 내각의 상(장관)들이 전원 찬성으로 임명됐으며, 특히 외무상에는 김정일 일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리수용(79) 전 스위스 대사가 새로 기용됐다.

리수용은 스위스에 오래 주재하며 서방외교에 밝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고립을 탈피하고 외자 유치의 얼굴마담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영남, 박봉주, 최태복 등이 유임됐고 현 내각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이 확인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당·정·군의 주요 직위 인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새로운 정책 노선(과 같은) 이런 것이 최고인민회의 안건에 안 들어가서 기존 노선의 연장선상에서 정책이 추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새로운 정책 추진이나 변화는 일단 현재로서는 없지 않겠나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 김경희 당 비서가 오랫동안 관여해온, 폐지설이 나돌던 내각 경공업성도 일단 기구를 유지하면서 조직을 개편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재추대 반향을 전하면서 김경옥 경공업성 국장의 인터뷰를 단 건으로 소개했다.

김 국장은 "경공업성 안의 전체 일꾼들은 원수님의 영도에 따라 인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 앞장에서 힘차게 나아갈 결의에 넘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치러진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에서 경공업상을 하던 안정수는 대의원으로 선출돼 건재를 알리기도 했다.

일단 이러한 북한 내부 동향으로 볼 때 경공업성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비서가 1987년부터 당 경공업부장으로 활동하고 2012년 김정은 정권이 출범하면서 경공업 담당 비서를 맡는 등 무려 35년간 이쪽 사업을 전담해 와 '김경희 탈색' 작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당 경공업부장이던 백계룡이 대의원에서 탈락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그러나 북한이 당 경공업부나 내각 경공업성을 폐쇄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경희 당비서는 1987년부터 당 경공업부장으로 활동하고 2012년 김정은 정권이 출범하면서 경공업 담당 비서를 맡는 등 무려 35년간 이쪽 사업을 전담해 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민심 기반이 취약한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는 경공업의 발전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경공업상이 발표되지 않은 것은 조직개편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노출된 현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예상과 달리 지도부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장성택 처형 이후 체제를 유지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장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이뤄진 인사와 조직개편은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 보면 당장 정책적으로 큰 폭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이는 김경희 당비서는 이날 회의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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