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지난해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고객정보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등 2차 피해가 생겼다.
씨티은행 측은 2차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법적 절차를 거쳐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강북경찰서는 보이스피싱 국내조직이 유출된 고객정보를 통해 해당 고객들에게 연락한 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챘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고객 대출정보 1912건은 지난해 말 창원지검 수사 당시 밝혀졌던 유출 정보와 거의 100%로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직 직원 박모(38·구속)씨가 대출모집인들에게 빼돌린 정보가 이번 보이스피싱 사건에 이용됐다는 뜻이다.
당시 유출된 정보 가운데는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직장명·대출금액·대출만기일 등이 포함돼 있다.
씨티은행은 고객들께 일일이 통지를 하고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게 게시했다.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이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최장수 은행장인 하영구 씨티은행장의 징계 수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보유출 피해자가 금융사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징계 수위 확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사 임원에 대한 감독당국의 제재는 해임권고와 업무집행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최소 3년간 은행권에 취업할 수 없다.
앞서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홍기채)는 자신이 근무하는 지점 사무실에서 회사 전산망에 저장된 대출고객 1만6000명의 정보를 A4 용지 1100여장에 출력, 대출모집인에게 전달한 혐의(금융실명법 위반)로 씨티은행 전직 직원 박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이달 초 박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