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변화와 종자

2014-04-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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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국립종자원 제주지원장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라 기상이변과 자연재해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농업적 측면에서 지구온난화는 작물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3년간 지구 평균기온은 약 0.85℃ 정도 상승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00년간 1.8℃ 상승하여 더 짧은 기간에 오히려 상승폭은 2배에 달했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남한 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80년간 약 1.6℃ 정도 상승했는데, 점차 그 폭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이미 아열대 북쪽 한계선으로 분류되어 있다.

급속한 온난화에 따라 감귤과 전통적인 월동작물인 배추, 무 등은 재배지가 북상하고, 그 자리를 아열대작물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기준으로 제주도에는 열대 및 아열대작물인 망고를 주축으로 용과, 구아바, 아떼모야, 아보카도, 패션후르츠 등 과수류가 약 43ha 정도 재배되고 있으며, 채소작물로는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콜라비, 아티초크, 비트, 방울다다기양배추, 쓴오이 등이 재배되고 있거나 적응성 검토와 재배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외국 식문화의 유입과 입맛의 서구화, 국내거주 외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따라 이들 작물의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그러나 이들 작물에 대한 국산 품종개발은 아직 초기단계로 외국산 품종사용과 이에 대한 로열티 지급문제가 제주농가 경영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변화된 우리기후와 토양에 맞는 품종개발이 절실한 이유이다.

다행인 점은 제주도 내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 연구와 품종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제주대학교 아열대원예산업연구소, 아열대농업생명과학연구소, 농촌진흥청 산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가 설립되어 아보카도, 구아바 등 과수류와 오크라, 아티초크, 쓴오이 등 채소류에 대해 이미 작목 개발 및 적응성 검토를 마쳤거나 개발 중이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도 열대 및 아열대작물에 대한 재배연구와 병해충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종자수출 활성화 및 수입대체 종자개발 사업인 ‘골든시드 프로젝트’ 활성화와 맞물려 도내에서 새로운 국산 품종의 출원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를 심사, 관리, 지원할 전문기관의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아열대작물 신품종 육성지원 및 종자유통관리 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국립종자원 제주지원이 2013년 7월에 신설되었다.

제주지원은 아열대작물 출원품종의 재배심사 업무를 비롯하여 그간 제주도 외 지역에서 수행해 오던 종자검사, 불량종자 유통 근절을 위한 종자유통관리, 식물신품종 출원 상담 및 제주지역 민간육종가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운영지원, 재배심사, 기후대응, 종자검사 등 4개 팀을 운영하며, 특히 아열대작물 종자 관련 업무는 전담하게 된다.

현재 품종심사 작물은 감귤을 포함한 과수, 사료작물, 차나무 등인데, 온난지역에서 재배 가능한 채소, 화훼, 특용작물 등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할 전망이다.

앞으로 국립종자원 제주지원이 적극적인 민․관 협력을 통해 제주도를 우리나라 아열대작물 종자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는 선봉에 서기를 기대한다./이재식 국립종자원 제주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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