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과도한 CEO 퇴직금 관행에 제동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퇴직금이 과도하게 책정된다고 판단, 이같은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의 경우 퇴직금 누진율이 일반 직원의 최대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금융사 임원의 연봉을 삭감하는 것과 함께 합당한 퇴직금 지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특별 퇴직금을 제한하고, 퇴직금 자체도 일반적인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지도하겠다는 것이다.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은 퇴직금으로 무려 159억5700만원을 받았다. 이는 회사 직원 1인당 평균 급여(6500만원)의 245.5배에 달하는 규모다. 코리안리는 직원에게 매년 월 통상임금의 1.2배를 퇴직금으로 쌓고 있다. 반면 상무 2배, 전무 3배, 사장에 대해선 4배를 적립한다.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은 42억2000만원, 신은철 전 한화생명 부회장은 15억6300만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 LIG손보의 경우 직원에 대해 누진율 1을 적용하지만 사장은 4, 부회장은 4.5, 회장은 5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퇴직금 규정이 없는데도 특별 퇴직금으로 35억원을 받았다. 그는 퇴직금 중 일부만 하나고등학교 등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중도 사퇴하면서 급여와 상여금으로 5억7300만원을 받았다.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의 경우 퇴직금을 받지 않았지만, 수십억원대의 스톡그랜트(주식성과급)를 부여받았다.

금융당국은 어 전 회장의 과도한 스톡그랜트에 문제를 제기했고, 지급 결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다만 어 전 회장이 스톡그랜트를 아직 포기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