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사진 영화 미술을 넘나드는 작업을 펼치는 이란 출신 쉬린 네샤트(57)는 미디어작가다웠다. 화상 인터뷰까지 진행되자 당황한건 이쪽(한국)기자들이었다.
1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영화관에서 열린 쉬린 네샤트 기자간담회는 1대100 퀴즈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화상통화로 연결된 쉬린 네샤트가 수많은 기자들을 향해 자신의 작업과 이란의 여성에 대해 조목조목 말 하는 것과 달리, 객석에 앉은 기자들은 그녀에게 선뜻 다가서지못했다.
굳이 인터넷 화상통화까지 연결하며 자신을 대변한 그녀는 씩씩하고 용감하다. 이란 여성들 특기다.
"내 작품 속의 여성들은 강인하고 품위와 용기가 있으며 행동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내 작업은 이란 여성들에 대한 나의 솔직한 생각과 해석을 담고 있다. 이들은 어떠한 억압에도 결코 겁먹지 않으며 침묵하지 않는다."
화상 통화를 통해 밝힌 네샤트의 작업관인 '여성의 현존함'은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사진과 필름을 넘나들며 이슬람 여성의 이미지등을 통해 질문을 제시하고 답을 찾을수 있게 한다.
정치적 갈등을 겪는 '전쟁의 나라' 이란에 대해 그녀는 "이란은 시로 유명한 나라"라고 했다.
“이런 정체성을 작품으로 구현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내 작품은 이란의 사회적 현실을 어떻게 감정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구현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라며 “이러한 노력은 순전히 개인적인 시점으로 나라를 떠나 외국에서 조국을 바라보면서 만든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란출신으로 이슬람문화에서 출발한 개인적인 문제가 세계적으로 봤을때 어떠할까를 염두에 둔 작품은 이란의 정치와 역사, 이슬람 이슬람여성의 억압된 삶에 기분을 두면서도 보편적인 공감을 향해 나아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한사람의 이란인으로서,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마주하는 이슈들 사이를 항해하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의 본령이다."
흑백의 인물사진에는 텍스트가 삽입되어 의미와 층위를 더한다. 1998년부터 영화작업을 하며 인물사진을 넘어 이야기를 만드는법을 배웠다.
네샤트는 "사진은 미술관계자가 보는 반면, 영화는 일반 관객층과 소통할수있어 앞으로도 사진과 영화작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카즈빈에서 태어난 그녀는 1974년 미국으로 가 버클리대학에서 회화와 미술이론을 전공했다. 1999년에는 ‘소란(Turbulent)’으로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미디어아티스트로 활약해왔다. 2009년에는 '여자들만의 세상''women without men'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영화감독으로도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올해 첫 기획전으로 쉬린 네샤트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을 마련했다. 1일부터 열린 전시에는 사진 54점과 영상 9점 등 64점이 나왔다.
자신의 정체성에서 출발하되 인류의 보편적인 공감에 호소하는 그녀의 예술세계는 사진 비디오 영화등 다양한 매체로 남성과 여성,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라는 이질적인 요소로 구성된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초기의 사진연작 'Women of Allah'를 비롯하여, 비디오 3부작 '소란(Turbulent'(1998), '환희(Rapture)'(1999), '열정(Fervor)'(2000)과 '남자 없는 여자', 사진 연작 '열왕기(The Book of Kings)'(2012)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시간 중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은 '여자들만의 세상'을 지하1층 영화관에서 상영한다. 전시는 7월 13일까지. 관람료 4000원. (02)3701-9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