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건설경기 불황에도 CEO 등 등기임원들의 지갑은 두둑했다. 특히 높은 액수의 퇴직금을 받고 경영에서 물러난 등기임원들의 보수 총액에 눈길이 쏠린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들의 '2013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등기이사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SK건설로 최창원 전 부회장이 총 61억47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퇴직금이 53만3000만원에 달한다.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도 총 32억800만원의 급여에서 퇴직금이 22억4100만원을 차지했다. 서 전 사장은 지난해 5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했으며 '4대강 공사 입찰 비리 혐의'와 관련해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전 한화건설 대표이사)은 지난해 52억5200만원의 급여를 전액 상여금으로 수령했다. 그러나 현재 집행유예 등의 이유로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해 34억1400만원을 반납, 결과적으로 18억3800만원을 받았다.
최근 GS건설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17억2700만원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5억6200만원을 연봉으로 가져갔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사장은 각각 13억9800만원, 12억3000만원을 지급받았다. 다만 정 전 사장의 퇴직금 지급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공순위 1위인 현대건설의 정수현 대표이사는 10억2600만원을 받아 의외라는 반응을 자아냈다. 시공순위 4위인 대림산업 또한 이해욱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가 5억원 미만으로 신고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오규석 사장은 급여 3억3600만원, 상여 3억3500만원 등 6억71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허명수 GS건설 사장은 상여금 5600만원을 포함한 근로소득 6억3800만원을 수령했다. 박창규 전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상여금 200만원 등 6억3000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