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의받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패키지 인수 제안에 대해 ‘일단 검토’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를 내놓으며 신중한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권오준 회장은 46주년 창립기념일인 1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와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은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재무구조 개선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정한 권 회장이 취임 한 달도 안돼 국책은행인 산은으로부터 이에 상충되는 인수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철강업계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바오산 철강과 사강그룹 등 중국계 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국내 진출을 위한 창구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직격탄을 예상하고 있다.
즉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인수함으로써 고유기술 유출과 시장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있어 업계 맏형인 포스코가 직접 나서야 할지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포스코측은 일단 검토에 나선 상황이지만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주력 생산품인 컬러강판 시장도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인천공장의 시설 노후화로 추가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철강업계에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직접 인수를 제의한 점에서 포스코측이 이번 제안을 거스르기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산업은행이 직접 나섰다는 점과, 인천제철에 인수제안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볼 때 포스코가 직접 안고 가야할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참배 행사에는 권 회장과 김진일 대표이사 사장, 황태현 포스코 건설 사장 등 포스코 본사 임원과 서울 소재 계열사 사장 등 25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