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세계 반도체 경쟁은 ‘차원이 다른’ 신기술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한국 반도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차원(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공정의 새 지평을 열었다. 이후 반도체 경쟁은 누가 먼저 3D낸드 전환에 성공하느냐의 초 다툼이 됐다.
3D 공법은 이런 문제를 색다른 접근법으로 풀어냈다. 기존에 셀을 평면에 배열하는 2차원 방식에서 벗어나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3차원 방식으로 새 장을 연 것이다.
‘콜럼버스의 발견’의 주인공은 국내 삼성전자이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3D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양산에 성공했다.
3D 낸드플래시는 기존보다 쓰기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고 쓰기 횟수도 최대 10배 이상 향상됐으며, 소비 전력은 절반으로 줄고 메모리 용량도 1테라비트(Tb) 수준까지 기술적으로 가능한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였다.
일례로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는 여러 개의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들어가는데, 3D 낸드 하나로 모바일 기기의 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중국 등 후발기업의 급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확고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3D 낸드를 양산해 자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처음 적용했다. 또 오는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의 상업가동에 들어가면 3D 낸드의 생산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도 연초 3D 낸드플래시 제품의 샘플을 개발해 공급하고 연내 양산 태세도 갖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세미나에서 “반도체 구조는 결국 3차원으로 가고 있다”며 “2015년 말이 되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3D 낸드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공언한 대로 올해 말 3D낸드를 개발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도시바와 샌디스크, 마이크론 역시 2015년 이후 양산이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