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자신의 딸(15)에게서 김군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격분한 박씨는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 김군은 사망했고 박씨는 사건 발생 한 시간 뒤 자수했다. 김군이 실제로 성폭행을 했는지는 조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해된 남학생의 누나가 쓴 항변글이 올라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누나는 김군과 박씨의 딸이 서로 사귀는 사이였고, 먼저 성관계를 제안한 것이 박씨의 딸이라는 것, 그리고 성관계 후 돈을 요구했다는 게 글의 골자다.
혼자 딸 수진이를 키우던 상현(정재영)은 어느 날 경찰로부터 시체 확인을 해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딸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 불안하고 초초한 마음이던 상현은 “오라고 해서 오긴 했는데 우리 딸은 아마 친구 집에 있을 거다”라며 “무슨 얼굴을 확인하라는 거냐”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담당 형사 억관(이성민)은 “따님이 맞다”면서 상현을 이끌었다.
상현은 딸의 주검 앞에서 주저앉고 만다.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이 성큼 다가왔다. 맞아서 부은 얼굴, 부러진 손톱. 수진이는 또래 학생 3명으로부터 납치를 당했다. 철용과 두식은 아버지의 차를 끌 수 있었던 민기를 이용해 수진을 납치해 버려진 동네 목욕탕으로 끌고 갔다. 마약과도 비슷한 것을 먹이기까지 했다.
비교적 죄가 적었던 민기는 전단지를 보고 상현에게 익명으로 문자를 보냈다. “범인은 철용과 두식, ○○-○○번지 입구 옆 화단 밑에 열쇠 있음. 줄무늬 상자 안에 영상도 있음.”
상현은 반신반의하면서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철용의 집을 찾아갔다. 상현이 집에 들어간 뒤 철용이 들어왔고 문제의 동영상을 보면서 ‘낄낄’ 웃는 모습을 본 상현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철용이 피투성이로 쓰러진 뒤. 상현은 두 번째 용의자 두식을 찾아 나섰다. 현장을 찾은 억관은 직감적으로 상현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상현과 두식을 수배한다.
평범했던 ‘아버지의 추격’은 처절했다. 슬하에 아들뿐인 정재영의 ‘혼이 실린’ 연기는 때로는 공감 가게 만들었다. 과연 나라면? 내 딸이 성폭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잃었다면?
명품배우 이성민의 형사 연기는 압권이었다. 정재영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은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보는 내내 씁쓸함을 자아낸다. 요즘 청소년들의 일탈행동들과 솜방망이 처벌, 이를 악용하는 청소년들의 범죄의 악순환이 현실 그대로 녹아 있다.
‘백야행’ ‘용의자X의 헌신’의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방황하는 칼날’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청소년은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