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구하는 류현진[출처=LA 다저스]
아주경제 정등용 수습기자 = ‘괴물’ 류현진이 7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승수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팀도 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류현진은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회에 다시 위기가 시작됐다. 연속 2안타를 맞은 뒤 우익수 플라이에 희생 번트까지 허용하며 2사 2, 3루의 상황이 됐다. 하지만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잡아내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했다. 3회에도 몇 차례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지만 ‘국민 형님’ 유리베의 도움으로 이닝을 마쳤다.
4회부터는 류현진의 ‘쇼타임’이었다. 첫 7타자를 상대로 안타 세 개와 볼넷 두 개를 허용했던 류현진은 7회 1사까지 16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팀 타선도 5회 초에 맞은 2사 1, 2루 기회에서 간신히 1점을 냈다. 류현진은 7회에도 볼넷을 내준 뒤 흔들리는 듯싶었으나 곧바로 병살을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이때까지 기록한 투구 수는 불과 88개였다.
하지만 류현진의 바통을 이어받은 윌슨이 대타로 들어선 세스 스미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류현진의 승리 기회를 곧바로 날려버렸다. 계속된 제구 난조와 수비 실책 속에 2실점을 한 뒤 상대 마무리 투수 스트리트에게 꽁꽁 묶인 다저스는 결국 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류현진은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지난 호주 개막 2차전에 이어 연속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2경기 기록은 12이닝, 12K, 무실점, 5피안타, 4볼넷이다.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에게는 의미가 깊은 날이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홈 개막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그동안 박찬호, 김병현, 류제국, 서재응 등 많은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있었지만 개막전 선발 투수로 출전한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