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중심가 파리저광장에 위치한 브란덴부르크문은 독일 분단 시기 동서 베를린의 경계였으며, 독일 통일과 함께 통독의 상징이 됐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허가받은 사람만이 이 문을 통해 양쪽을 오갈 수 있었지만 독일 통일의 서막을 열어젖힌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래 영구 개방됐다.
장벽 붕괴 후 헬무트 콜 당시 총리가 동베를린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이 문을 지나갔다.
프로이센 제국 시대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의 지시로 건축가였던 칼 고트하르트 랑한스가 설계한 초기 고전주의 양식의 이 건축물은 높이 26m, 길이 65m의 규모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로 들어가는 정문을 본떠 여섯 개의 기둥이 세워져있다. 문 위에 올려진 '승리의 콰드리가'는 네마리의 말이 승리의 여신이 탄 마차를 끄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의 피해를 입었지만 전소되지 않고 남아있다. 이 건축물의 모습은 독일에서 주조하는 50센트 유로화에 새겨져있다.
세계의 유력 지도자들은 통독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을 찾거나 연설하기를 원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6월12일 이 문 앞에서 "고르바초프 서기장, 당신이 평화를 추구하고 소련 연방과 동유럽의 번영을 원하며 자유화를 꾀한다면 이 문으로 오시오. 이 문을 열고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6월 이 문을 찾아 세계 핵탄두의 3분의1을 감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브란덴부르크문을 찾지는 않았지만 추후 발간된 '방독 소감'에서 이 문 앞에서 "동베를린 쪽을 보니 북한 생각이 났다"는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선친에 이어 딸인 박 대통령도 이번 독일 국빈방문에서 올해 초 국정의 주요화두로 내건 '통일 대박론'의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가다듬고 통일 의지를 재천명하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