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치실험, 37일 만에 종지부…리더십 본격 시험대

2014-03-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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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신형 기자=거대 양당 혁파를 기치로 내건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정치실험이 25일로 막을 내렸다.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가 설립된 지 37일 만이다.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한 새정치연합은 이날 서울 여의도 신동해빌딩 회의실에서 창당준비위 해산을 의결했다.

제3정당 창당으로‘1987년 체제’이후 고착된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고 공언한 안 위원장이 양당 체제로 편입된 셈이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통합신당을 향해 “본질은 도로 민주당”이라고 파상공세를 폈다.

같은 날 신당추진단 산하 당헌당규분과위원회는 통합신당의 지도부 체제 등을 담은 당헌·당규를 발표했다. 양측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 위원장의 2인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임기는 1년이다. 존폐 기로에 선 민주당 최고위원회도 존치키로 했다. 최고위 구성은 25인(양측 동수)이다.

이로써 안 위원장은 130석을 이끄는 제1야당의 수장이 됐다. 창당준비위 결성 한 달여 만에 독자세력화의 꿈을 접는 대신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 것이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양당 체제에서 제3 정당이 일시적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것은 반사적 효과인 측면이 있다”며 “기존 정당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선거 단계에선 새 정당이 안정감 있는 지지층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위원장의 정치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양보, 18대 대선 당시 야권단일후보 포기 등 ‘손절매’ 정치를 일삼은 안 위원장이 신당 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할 경우 정치적 생명을 고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관전 포인트는 안 위원장이 이미지 정치 이외에 플러스알파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야권 내부에서도 안 위원장의 정치행보를 ‘이미지 정치’, ‘여론동원 정치’ 등으로 비판했다. 기성 정당에 대해 실망한 지지층 합인 ‘안철수 현상’을 갈등의 조정자 이미지로 치환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를 “아마추어 정치”라고, 다른 관계자는 “2013년 체제에 대한 역사의식의 부재”라고 비판했다.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의 포용 등 정치적 수사 말고 새 정치에 대한 자기 확신과 의지, 구체적인 콘텐츠를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안 위원장이 이번에도 새 정치 깃발을 들고 ‘약속 윤리’ 등 교과서적인 구호만 나열한다면, 안철수 현상은 또다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큰 셈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현재 안 위원장의 위기는 이미지 정치로 부각된 현상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과정”이라며 “‘안철수 현상’과 ‘개인 안철수’는 다르다. 안철수 현상을 지지하는 이들은 안 위원장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양당체제를 변화시키고 싶은 욕망을 담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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