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회장이 연매출 수백억원짜리 회사를 1억원 미만 자금으로 만든 것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태광산업은 올해 1~4분기 각각 62억원, 54억원 47억원, 48억원씩 총 211억원 상당 섬유가공 용역을 세광패션에 맡기기로 했다.
연도별 용역액은 2011~2013년 각각 246억원, 242억원, 242억원으로 해마다 200억원을 넘기고 있다.
세광패션은 작년 5월 내놓은 대기업집단 계열사 현황에서 2012년 매출 242억원 모두를 태광산업 1곳에서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매출 역시 마찬가지로 세광패션은 태광산업을 통해서만 수입이 발생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010년 5월 세광패션을 세울 당시 자본금 5000만원을 출자해 100% 지분을 가지게 됐다.
이에 비해 세광패션이 설립 이듬해인 2011년 올린 순이익은 12억원을 넘어섰다.
이 전 회장이 1년 만에 출자금 24배를 뽑은 것이다.
이는 태광산업 측에서 세광패션을 직접 자회사로 만들었다면 이 전 회장에게 돌아가지 않았을 수익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태광산업 영업부문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섬유 쪽을 분사시킨 것"이라며 "자회사로 만들지 않고 이 전 회장이 출자한 점 역시 총수가 종업원에게 고용보장을 약속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태광산업뿐 아니라 국내 재벌 대부분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수시로 계열사간 영업부문을 조정한다"며 "하지만 이 전 회장이 단돈 5000만원으로 연매출 수백억원짜리 회사를 갖게 된 점은 충분히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