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문한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는 을씨년스러운 날씨에도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 중 한강변에 위치한 A지구 운양동에서는 다음달 입주를 앞둔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이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전용 84㎡ 기준 2억7830만원부터 분양가가 책정된 한강시도시 롯데캐슬은 현재 전용 122㎡ 일부를 제외하고 '완판' 이후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주변 중개업소는 분양 상담을 받으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48번 국도와 김포한강로가 접한 곳에 위치한 한강신도시 래미안2차는 오는 6월 입주 예정으로 100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분양 마감 후 시세는 전용 68㎡가 2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처럼 미분양의 늪에 빠졌던 김포한강신도시가 급속도로 정상 궤도에 오르며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잔여가구는 하루가 멀다하고 속속 계약이 이뤄지는 추세다. 민간뿐 아니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AB-06블록에 공급한 공공분양도 지난해 12월부터 선착순 동ㆍ호수 지정계약을 통해 잔여가구를 소진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강신도시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2월 3530가구로 같은해 7월(4491가구)과 비교해 6개월 새 1000여가구가 줄었다.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서울 전셋값으로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이 지역 전용 84㎡ 기준 평균 전세가는 2억원에서 최대 2억5000만원으로, 융자를 60%까지 받을 경우 평균 1억3000만원에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한강신도시의 경우 서울 접근성이 워낙 좋은데다 오는 26일 기공식이 열리는 김포도시철도 건설로 교통 여건이 한층 좋아질 전망"이라며 "미분양이 많아 낮게 형성됐던 전세가가 매매가와의 격차를 줄이는 등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고 말했다.
입주가 진행중이거나 완료된 단지들의 매매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전용 59㎡로만 구성된 운양동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는 이달 초 2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 이를 두고 수요자 사이에서는 "연초에 무리를 해서라도 샀어야 했다"는 말이 오가고 있다고 한 공인 관계자가 귀띔했다.
지난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우남퍼스트빌은 최근 계약율 97%로 완판을 눈 앞에 뒀다. 장기동에 들어선 한강신도시 푸르지오도 총 812가구 중 20가구만이 남아 있다.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잔여가구는 모두 84번 국도 대로변에 위치한 단지들에 해당된다"며 "한강신도시 분양 열기에 힘입어 남은 가구들도 곧 매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분양 해소를 위한 할인분양이 잇따르면서 기존 입주자들이 반발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운양동 풍경마을 한강한라비발디의 경우 지난달부터 잔여가구에 대해 할인분양이 진행되자 입주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제값을 내고 입주한 주민들이 이렇게 싸게 분양할 수는 없다며 건설사에 항의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고 있다"며 "현재 잔여 물량은 50~60가구가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