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크림 합병 조약 체결 <사진 신화사>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크림은 러시아의 구성원이 될 것이며 안정적 자주권을 가질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크림반도에 대한 본심이 드러냈다. 푸틴이 직접 50분간 생방송으로 크림 합병에 대해 연설했다. 서방의 반발에도 크림반도 주민투표에서 합병승인까지 속단속결로 진행했다. 서방이 강도 약한 제재로 주저하던 틈을 타 합병 승부수를 던졌다. 전문가들도 푸틴이 나서서 이렇게 빠르게 진행할지는 몰랐다. 러시아 하원, 상원 승인 절차를 밟더라도 푸틴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가능성이 지배적이었다. 크림을 서방ㆍ우크라이나에 대한 협상카드로 이용할 것이란 관측도 컸었다.
그러나 푸틴은 예상을 뒤집었다. 의회 사전 논의절차 및 통상적 절차를 무시하고 조약부터 체결했다. 조약을 서명한 18일부터 크림은 러시아 소속이 된 셈이다. 조약 체결 후 이를 헌법재판소에 넘겨 위헌 여부 판결을 받고 합헌 판결이 나오면 의회 비준 절차에 들어간다. 하원과 상원이 조약 비준안과 새 연방 구성원 수용 법률안 모두를 비준하면 법률 절차는 끝난다. 이 속도라면 다음주안에 합병에 대한 법적 절차가 끝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푸틴이 합병을 서두른 건 서방의 비판공격을 선제 대응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다. 협상 주도권은 푸틴에게 더 유리해졌다. 협상 과정에서 푸틴이 크림 편입을 포기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푸틴은 크림 합병을 선언한 대신 다른 지역은 개입하지 않겠다고 타협 여지를 남겼다.
푸틴의 단호한 연설 후 러시아 주식시장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크림 외 다른 지역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천명하면서 긴장을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증시는 이날 4.1%나 올랐다. 러시아 뿐만 아니라 뉴욕ㆍ유럽 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6%, 0.7% 상승했다. 영국 증시도 0.6%, 독일 프랑스도 각각 0.7%, 0.8% 상승했다. 직접적인 제재로 영향을 미칠 유가만이 공급 우려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