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이 한국문화?" 발끈하는 중국

2014-03-1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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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에 반대목소리 거세

중국식온돌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우리나라가 온돌 기술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CCTV를 비롯한 거의 모든 매체들은 "한국이 온돌기술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 한다"며 "한국의 매체들은 온돌의 문화유산 등재에 가장 큰 장애물로 중국을 꼽고 있으며, 때문에 중국보다 앞서 재빨리 문화유산에 등재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이어 매체들은 "사실 따져보면 한국의 온돌은 중국 북방 농촌에서 사용하는 캉(坑)과 원리가 똑같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과거에도 중국 학자들은 온돌의 기원은 중국 북방에서 만들어진 ‘캉’이라며, 캉이 한반도로 건너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중국 매체들이 우리나라의 온돌에 대해 다소 불만스러운 뉘앙스의 보도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각 인터넷매체들은 상당히 공격적이면서도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고 있다. 장쑤(江蘇)성의 지역매체인 다청왕(大澄網)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중국인들이 대대로 이용했던 바닥난방기술이 왜 지금 한국문화유산이 되는 것인가"라며 "중국은 언제 캉을 문화유산으로 신청할 것인가"라고 다그쳤다. 중국여행신문통신사 역시 "우리의 이웃나라가 또 한번 우리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며 "공자도 자기네 것이고 본초강목도 자기네 것이고 단오절도 자기네 것이고 이제는 바닥난방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우긴다"고 비꼬았다.

또 광둥재경대학 공청단위원회는 "중국의 면전에서 바닥난방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베이징민속학회 가오웨이(高巍) 비서장은 "한국의 목적은 자신들의 문화를 알리려는 데 있을 것"이라며 "세계문화유산은 가치가 있어야 하고 보호할 의미가 있어야 하지만 한국의 온돌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고 폄하했다.

중국 문화부 무형문화재사(司)의 관계자는 온돌의 세계문화유산등재와 관련해 "중국의 문화유산 중에는 보호해야 할 게 너무나도 많으며 아직 신청조차 하지 못한 것들도 부지기수"라며 "지금도 10여개의 문물이 등재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캉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단일민족이며 면적도 좁고 신청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온돌학회를 만들어 12년째 학회를 이끌고 있는 김준봉 베이징공업대학 교수는 “중국의 입식난방인 ‘캉’은 고구려에서 유래된 변형이며 현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바닥난방 기술을 세계로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는 어서 빨리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온돌 기술을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최근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연구가 완료되면 국토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온돌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작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또 문화재청과 협의해 온돌 기술을 한국의 무형문화재로 등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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