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맥주사업 '에일'로 승부 … 롯데 '라거맥주'에 맞짱

2014-03-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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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롯데의 맥주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신세계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국내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인 롯데와 신세계의 맥주 전쟁은 불가피하게 됐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푸드 지난 14일 주주총회에서 맥아 및 맥주 제조업 사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동안 신세계L&B를 통해 해외 유명 맥주를 수입,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계열사를 통해 본격적인 맥주 제조에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가 오는 4월 프리미엄 라거 맥주 출시를 앞두고 맥주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을 세우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롯데와 같이 대규모 생산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 맥주사업을 확대할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롯데 견제용'으로 선택한 신세계의 무기는 '하우스맥주'와 '에일'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를 통해 라거맥주가 아닌 에일맥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며 "이르면 올 연말 우선 계열사에서 운영 중인 '보노보노' '자니로켓' '에그톡스' '그랜드델리아 등 외식매장에서 맥주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 제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세청에서 주류 제조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대형 제조 공정을 완비하고 제조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롯데의 맥주사업 견제가 시급했던 신세계는 '하우스 맥주'를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소규모 맥주업자(하우스 맥주업자)로 등록할 경우 제조 면허 취득이 용이하기 때문에 주류업계는 신세계가 계열 외식매장에 하우스 맥주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하우스 맥주업자도 제조 외에 포장판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신세계는 자사 외식매장에서 병맥주 등을 판매할 수 있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도 납품이 가능해진다.

또 롯데와 달리 '에일'이라는 차별점을 둬 특정 소비자층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일맥주는 라거맥주와 다른 발효공법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호가든, 기네스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에일맥주 인기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퀸즈에일'을 출시했고, 오비맥주도 다음달 에일맥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번 기회에 에일이라는 차별화된 승부수로 롯데와 대적할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세계가 본격적인 맥주 사업에 나설 경우 장기적으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해 온 국내 맥주 시장에 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등 막강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초기 시장 안착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그룹이 당장 대규모 맥주제조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초기 소규모 맥주 공장을 가동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맥주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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