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타의 아버지 시게루(滋·81)씨와 어머니 사키에(早紀江·78)씨는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14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이뤄진 메구미의 딸 김은경(26·가명 김혜경)과의 만남에 대해 말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외손녀와 만나는 동안 납북된 딸 메구미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따로 묻지 않았다.
시게루씨는 “(외손녀 김은경이) 그 부분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어머니 사키에씨는 비록 딸 메구미가 어떻게 됐는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있다고 믿겠다”고 말했다.
사키에씨는 또한 외손녀 김은경씨와의 만남에 대해 “오래 바랐던 소원이 이뤄져서 기쁘다”, “우리가 아직 건강할 때 손녀를 만나고 싶었다”, “김은경이 메구미가 어렸을 때 모습을 닮았다” 등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봉 장소에는 김은경씨 외에도 그의 남편과 지난해 5월 태어난 둘의 딸도 함께 자리했지만 메구미의 남편인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52)씨는 동석하지 않았다.
1964년생으로 생존해 있다면 올해 49세인 요코타 메구미씨는 만 13세 때인 1977년 니가타(新潟)현에서 귀갓길에 북한에 납치됐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중 가장 어린 나이에 납북된 까닭에 일본인 납북자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북한은 요코타씨가 결혼해 딸을 낳은 뒤 우울증을 겪다 1994년 4월 자살했다고 밝히고 이후 2004년 유골을 일본 측에 넘겼지만, 일본은 유전자 검사 결과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났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과 북한 당국자가 이달 초 중국 선양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요코타씨 부부와 김은경의 만남에 합의했으며, 이번 상봉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양국간 대화 재개에 물꼬를 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