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피랍 메구미 부모 외손녀와 상봉… "딸 행방은 안 물어"

2014-03-17 16:22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부모가 외손녀 김은경(26)씨와 만났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그러나 통신은 이들이 만난 자리에서 메구미의 행방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요코타의 아버지 시게루(滋·81)씨와 어머니 사키에(早紀江·78)씨는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14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이뤄진 메구미의 딸 김은경(26·가명 김혜경)과의 만남에 대해 말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외손녀와 만나는 동안 납북된 딸 메구미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따로 묻지 않았다.

시게루씨는 “(외손녀 김은경이) 그 부분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어머니 사키에씨는 비록 딸 메구미가 어떻게 됐는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있다고 믿겠다”고 말했다.

사키에씨는 또한 외손녀 김은경씨와의 만남에 대해 “오래 바랐던 소원이 이뤄져서 기쁘다”, “우리가 아직 건강할 때 손녀를 만나고 싶었다”, “김은경이 메구미가 어렸을 때 모습을 닮았다” 등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봉 장소에는 김은경씨 외에도 그의 남편과 지난해 5월 태어난 둘의 딸도 함께 자리했지만 메구미의 남편인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52)씨는 동석하지 않았다.

1964년생으로 생존해 있다면 올해 49세인 요코타 메구미씨는 만 13세 때인 1977년 니가타(新潟)현에서 귀갓길에 북한에 납치됐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중 가장 어린 나이에 납북된 까닭에 일본인 납북자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북한은 요코타씨가 결혼해 딸을 낳은 뒤 우울증을 겪다 1994년 4월 자살했다고 밝히고 이후 2004년 유골을 일본 측에 넘겼지만, 일본은 유전자 검사 결과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났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과 북한 당국자가 이달 초 중국 선양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요코타씨 부부와 김은경의 만남에 합의했으며, 이번 상봉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양국간 대화 재개에 물꼬를 텄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