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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 아파트 전경.
아주경제 김현철·노경조 기자 =압구정 재건축 본격화가 재건축 시세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까?
강남 재건축 단지 중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지구가 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이 본격화된다는 본지 보도가 나간 후 압구정 지구 재건축 단지 시세가 꿈틀대고 있다. 뉴스가 보도된 한 주간 호가가 수천만원 오르는 등 최근 주춤했던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은 재건축 시작 단계이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즉각적인 매수세가 형성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어서 거래가 별로 없었는데 안전진단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소식이 미리 돌면서 올 초까지 발 빠르게 움직이는 투자자들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3월 둘째주 강남구는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크게 올랐다.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고 있다. 실제 압구정동 미성1차 113㎡(이하 전용면적 기준)는 전주 대비 5000만원 오른 10억~11억5000만원, 신현대 128㎡는 4000만원 오른 12억8000만~14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한양아파트 50㎡가 7억1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8억~9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신현대아파트 117.26㎡의 경우 지난달 13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현재는 14억원 이하로는 매물을 찾기 힘들다.
시장에서는 압구정발 재건축 호재가 강남 재건축 시장의 시세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은 후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압구정 지구가 새로운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정부 대책 발표 후 일부 재건축 단지 시세가 떨어져 전체 재건축 시장이 보합세에 머물러 있다"며 "강남 재건축의 최대 관심지역인 압구정 지구의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경우 전체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압구정지구가 재건축 사업의 첫 단계인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정비계획 수립 비용부담 문제를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 간의 갈등이 해소돼야 한다. 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강남구나 주민이 자기 비용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강남구는 서울시 아파트개발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시가 정비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비계획 수립 비용은 총 8억4000만원으로 서울시는 이의 절반인 4억2000만원의 예산만 책정한 상태다.
재건축 사업은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사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까지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정비구역지정에서 준공까지 걸리는 평균 소요기간은 9년에 이른다.
특히 재건축 공사기간 동안 영업활동이 불가능한 상가와의 권리관계 해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업 주체인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전체 주민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아파트와 상가 동별로도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서울 반포 개포 고덕, 경기 과천주공 등 대부분의 재건축단지는 상가와의 협의에 실패해 사업 일정이 2~3년씩 지연된 바 있다.
G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을 진행하다 보면 단지 내 상가와 마찰이 생기게 마련인데, 한양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 상가가 없어 주민들 협의만 있으면 사업 추진이 가능해 투자하려면 한양 아파트를 알아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