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원로들이 입을 열었다. 14일 여석기 국제교류진흥회 이사장, 원로 배우 백성희 등 연극계 원로들이 '국립극단의 내일을 위해 걱정하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발표문을 냈다.
최근 연극단체들이 잇따라 김윤철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에 대한 임명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
원로들은 "예술감독 선임에 있어 연극계 대표 기관과 협의가 있었으면 좋았으리라는 점에 대해서는 함께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김 감독은 30년 이상 평론가로 활동해온 연극인으로서 국립극단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로들은 "현 시점에서는 신임 감독에게 일단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일정 기간 직무수행 결과를 지켜본 뒤 엄정한 평가와 판단을 내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연극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했다.
'국립극단의 내일을 위해 걱정하는 사람들' 모임에는 여석기, 백성희 이외에 연출가 임영웅,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연출가 이윤택, 구자흥 명동예술극장장, 배우 손숙 등 연극계 인사 12명이 포함됐다.
한편, 한국연극협회를 비롯한 연극 단체들은 입명철회 입장이 강경하다. 이들은 15일 오후 2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예술감독 임명에 반대하는 '소통과 화합을 위한 대한민국 범 연극인 결의 대회'를 열며, 오는 17일부터는 국립극단 정문 앞에서 릴레이 시위도 이어갈 예정이다.
연극단체들은 지난달 4일 김 감독의 취임 이후 그가 제작 경험이 없는 평론가 출신이라는 점과 임명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가 현장 예술가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