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봄철 산악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산행

2014-03-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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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천소방서 119구조대장 이우진)


과천소방서 119구조대장 이 우 진

연간 700만 명 이상의 등산객이 찾는 관악산은 정상이 632m의 그리 높진 않지만 산세가 험하면서도 천혜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포천 운악산, 가평 화악산, 파주 감악산, 개성 송악산과 함께 경기 오악의 하나로 꼽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산이다.
고서 풍수지리서인 “도선비기”에 삼각산(북한산) 남쪽의 관악산을 화덕(火德)의 산으로 적고 있다. 관악산이 풍수의 음양오행중 화기를 가진 산으로 알려진 것은 1,500백 년 전 신라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에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광화문 옆의 해태상이나 숭례문의 현판은 모두 관악의 불기운을 억누르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에 자주 발생한 궁궐이나 도성의 화재는 대개 관악의 탓으로 돌려졌다. 2008년 숭례문 화재 때도 광화문 복원을 위해 해태 상을 임시로 옮긴 것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으니 풍수에 대한 우리 민족의 믿음을 가히 짐작해 볼 수 있다.

관악산은 서울시, 안양·과천시의 경계를 이루고, 그 줄기는 과천 청계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에 이른다.

화강암 구조의 바위가 많이 있는 게 특징으로 산악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도 과천소방서 통계에 의하면, 119구조대의 총 출동건수는 757건으로, 이 중 산악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12%인 91건 발생했다.

사고 유형별로 분석해보면 타박상 등 가벼운 증상부터 촌각을 다투는 심정지 환자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겨우내 얼었다 풀린 땅은 지반이 약해져 봄철 산행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등산은 오르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산행이 필수이다.

무리한 산행은 갑작스럽게 신체 리듬이 무너져 응급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정 등산로를 벗어난 산행과 지나친 음주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만든다.

관악산에 오르다 보면 연주암 부근에 119구급함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비상시 환자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등산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끔 필수 약품들을 비치하고 있다. 또한 등산로 곳곳에 사고 위험지역 안내 길잡이와 길을 잃었을 때,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현재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산악안내 표지판이 마련돼 있다.

갑자기 산행을 하던 옆 동료가, 주위 등산객이 쓰러지고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평소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익혔다면 다행이지만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신속하게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하였지만, 무관심하게 지나치던 자리에는 늘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119의 땀과 노력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119가 어려움을 만난 이들에게 안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신뢰와 믿음을 가짐으로서 하나의 안전은 비로소 완성된다고 본다.

오늘도 산악 구조 출동을 알리는 방송 소리에, 등산화 끈을 조여 매고 힘찬 발걸음으로 관악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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