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고개숙인 금융권

2014-03-16 12:41
  • 글자크기 설정

금융증권부 문지훈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이어진 사건·사고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초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KT ENS 대출사기에 이어 최근 W은행과 K은행 일본 도쿄지점 직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면서 금융권에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들의 간담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13일 신 위원장의 주재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지주 회장들의 표정은 연이은 사건·사고로 여론의 시선이 싸늘한 탓인지 시작 전부터 어두웠다.

분위기도 1년여 전 신 위원장 취임 이후 마련된 첫 간담회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당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회의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는 등 비교적 훈훈한(?) 모습으로 금융권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신 위원장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할 정도로 발언 수위도 지난 1월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 직후 마련된 긴급 간담회 당시와 유사했다. 신뢰회복에 대한 신 위원장의 지적이 계속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회의 자료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금융권 전체가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이 강화돼 CEO들의 앞날도 캄캄한 상황이다.

금융권 내에서는 최근의 사건·사고들이 발생할 때마다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문제보다는 '한 사람의 악행'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일추탁언(一鰍濁堰)'처럼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생한 사건·사고만 나열해도 미꾸라지가 과연 한 마리였는지 의문이다.

금융소비자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금융사 내부 시스템 보완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고객 앞에 다가섰는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할 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