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13일 2014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폐막을 앞두고 신화사 등 중국 언론매체는 지난 11일간 이어진 양회 업무(공작)보고에서 자주 언급됐던 핵심 키워드를 통해 양회 10대 민생안건을 선정 발표했다.
첫째 키워드는 ‘가장 엄중한(最嚴)’이란 단어로 최근 중국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민생 문제인 '먹을거리 안전'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됐다. 전인대 대표 위원들은 ‘가장 엄중한 감독, 가장 엄중한 처벌, 가장 엄중한 문책’을 실행해 ‘혀끝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며 식품안전 및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전국인민대표인 저우산훙(周善紅) 완순(萬順)집단 회장은 업무보고심의에서 중국의 고질적 사회문제인 유해식품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식품안전전담부처를 신설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둘째 키워드는 ‘선전포고(宣戰)’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 5일 개최된 전인대에서 올해 중국 정부가 추진할 9대 중점과제 중 하나인 스모그 퇴치 방안을 설명하는 과정 중에 언급됐다. 리 총리는 중국의 스모그 문제에 대해 "중국이 (과거) 빈곤과 싸웠던 것처럼 스모그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다"고 말했고, 이후 이 말은 리커창 어록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셋째로 ‘거주증제도(居住證制度)’가 핫 키워드로 꼽혔다. 거주증제도는 현행 호구(호적)제도를 대체하는 새로운 거주허가제도로서 도시 호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농민들에 대한 공공서비스 차별을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의 가속화와 함께 급물살을 타면서 새 호구제도가 올 상반기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넷째로는 최고인민법원 업무보고 과정에서 언급된 ‘규정위반자 블랙리스트(失信者黑名單)’가 핵심 키워드로 선정됐다. 대표위원들은 업무보고를 통해 지난해 인민법원에서 규정위반자 블랙리스트 제도를 마련해 약 7만2000명를 처벌했고 약 20%의 위반자들이 주동적으로 의무를 이행케 하는 소귀의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위반자 블랙리스트 제도의 실행은 사회적 신뢰시스템 건립의 강력한 조치라면서 규정을 어긴 행위에 대해 "강펀치를 날리고, 쓴 약을 처방해 규정위반 행위가 설 곳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섯째는 유급휴가제도(帶薪休假制度)로서 전국정협위원이자 국가관광국 국장 샤오치웨이(邵琪偉)는 유급휴가제도 실행을 주장하며 범국가적으로 이 제도를 추진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더 이상 이를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기업은 보조금 등이라도 지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리 총리 또한 양로, 건강, 관광, 문화 등 서비스업 중점 발전을 언급하며 유급휴가제도를 실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여섯째 키워드 ‘민영자본(民營資本)투자 확대’도 양회에서 중점있게 논의됐다. 전인대 대표위원들은 금융, 석유, 전력, 철도, 전신, 자원개발, 공공사업 등 영역에서 비국유자본에 대한 투자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민영자본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호재(好材)'가 국민이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케이크(가시적인 이득)’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발언 중에 언급됐다.
도시와 농촌 거주민에 대해 별도로 운영해온 양로보험제도 통합(養老並軌ㆍ국민연금)은 일곱번째 키워드로 선정됐다. 지난 7일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리 총리는 통일된 도농 거주민 기본 양로보험제도를 건립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에 따라 ‘신형도시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덟째 핵심 화두로는 공무원 월급(公務員工資)문제가 꼽혔다. 중앙정부의 8항규정 발표 이후 공무원 사회에 불어닥친 ‘반부패 척결 칼바람’으로 인해 곳곳에서 공무원의 한탄 소리가 나오면서 양회 기간 동안 공무원 월급 인상 문제를 두고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대표위원들은 공무원의 회색 복리 수입이 사라지는 것과 임금 인상은 동시에 병행될 수 있다면서 월급 인상에 앞서 투명성을 더욱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육의 평등 실천을 위해 가난한 학생들에게 공평한 학습과 취업의 기회를 주자는 의제 논의에서 언급된 "가난한 집(寒門)에서 귀한 인재(貴子)를 배출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말이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이슈가 된 키워드는 ‘의료진과 환자의 모순(醫患矛盾)’이라는 단어로 돈벌이만 급급한 의료서비스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분쟁 고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3기관에 따른 해결을 통한 합리적 분쟁 해결안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