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천송이'닮은 氣센 中에 '한류'이어가려면

2014-03-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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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강정숙 기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지난주 열린 중국 양회(정치회의)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이슈는 정치도 경제도 아닌 바로 '한국 드라마'였다.

2008년 미국이 중국의 전통무술인 '쿵후'를 소재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를 만들어 대박을 터뜨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양회에서 '별 그대(별에서 온 그대·주연 전지현 김수현)' 같은 대박 드라마를 만들지 못한다는 자기성찰이 줄을 이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누렸던 것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절정을 이뤘다.

당시 중국 정부는 황금시간대(저녁 7~9시)에 한국 드라마 상영을 금지시켰고 밤 11시에 배정했다. 당시 밤 10시면 대부분의 집이 등을 끄고 잠자리에 들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중국에 한국 드라마를 수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의 위성 채널이나 지상파는 인터넷 모바일과 달리 수입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특히 '별 그대'와 같은 귀신이나 외계인을 등장시키는 것은 수입금지 품목에 해당된다.

이런 까다로운 중국 시장에서 한류를 건강하게 이어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중국식 콘텐츠에 옷을 입히는 것이다. '별 그대'가 중국에서 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중국식의 당당한 '기센 여자'라는 콘텐츠 때문이 아니었을까.

천송이를 맡은 전지현은 이미 10여년 전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기센 여자의 매력으로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중국에서 생활해본 사람이라면 대륙의 기를 받은 중국 여성들이 비교적 호탕하고 대범하다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 학자는 중국 남방지역의 여성들은 뼈까지 부드럽다고도 했지만 말이다.

'천송이'나 '엽기녀'는 모두 기가 셀 대로 센 여성인 동시에 미모의 여성이기도 하다. 이런 모습은 기센 중국 여자의 앞자리를 차지하는 상하이(上海) 여성들의 당당함, 세련미와 많이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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