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신청' 계약률 높이기 꼼수

2014-03-1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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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 지난 1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모델하우스에서는 내집 마련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이 진행됐다. 이날 모델하우스 앞은 아침부터 방문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시간이 지체되자 곳곳에서 항의하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3순위 내 당첨자 중 별도로 내집 마련 신청에 응모, 추첨 현장에 나온 경우도 있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부 건설사들이 내집 마련 열풍에 편승해 4순위 청약이라 불리는 '내집 마련 신청'을 활성화하고 있다.

순위 내 청약 이후 50만원(또는 100만원)의 청약 예치금만 내면 청약통장 없이도 접수 가능해 수요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청약미달 또는 미분양가구에 한해 동·호수 지정이 가능해 순위 내 당첨자들도 동·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신청하는 추세다.

내집 마련 신청 이후 지난 5일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계약률은 97%로 훌쩍 뛰었다. 지난달 최고 7.8대 1의 경쟁률로 3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이 아파트의 당초 계약률은 82% 수준이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서울 중구와 부산 동래구에서 각각 덕수궁 롯데캐슬, 사직 롯데캐슬 더 클래식을 분양할 때도 내집 마련 신청을 진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집 마련 신청을 통해 마음에 드는 동·호수에 당첨돼 1순위 당첨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며 "추첨에서 탈락돼도 예치금이 반환되는 만큼 수요자들은 소위 '안전빵' 형태로 내집 마련 신청을 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도 지난해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에서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을 분양할 당시 내집 마련 신청을 실시해 대량 접수를 받았다. 3순위 청약 마감결과 경쟁률이 0.45대 1로 저조했지만 순위 내 청약 이후 2100여명이 내집 마련 신청에 몰려 정규 청약신청 건수(977건)의 2배를 뛰어 넘었다.

당시 분양 관계자는 "정규 청약·계약률이 저조해도 내집 마련 신청자로 만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집 마련 신청은 청약통장을 아끼는 수요자들까지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GS건설·대림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시공한 서울 왕십리뉴타운 1구역 텐즈힐도 지난해 내집 마련 신청을 실시한 결과 이틀 만에 약 2000여명이 몰리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이같은 내집 마련 신청은 수요자의 심리를 이용한 '묻지마' 계약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로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드는 요즘 많은 대기자들 틈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섣불리 계약하는 경우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에 중개업자들은 계약에 앞서 충분한 고민과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3순위 청약도 청약통장 없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내집 마련 신청은 건설사들의 상술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의 경우 4순위라는 내집 마련 신청이 분양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며 "최근 서울뿐 아니라 세종시, 대구 등 지방에서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내집 마련 신청이 이뤄지고 있어 수요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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