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SRI펀드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8.38% 수익률로 테마 펀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SRI펀드는 같은 기간 2.6%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최근 6개월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해외 SRI펀드가 20.64% 수익을 거둔 반면 국내 SRI펀드는 1%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SRI펀드에 속하는 녹색성장펀드도 마찬가지다. 이는 국내 증시 조정에 대형주가 맥을 못 추고 있어서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경과 복지, 사회환원 등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SRI펀드는 편입 종목을 보면 대부분이 주요 대기업이다”며 “이는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대부분 복지사업을 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SRI펀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일변도로 투자해 대형주 편입 비중이 80%에 달했다. SRI펀드와 대형주 펀드와의 포트폴리오 차이가 없는 것.
국내 SRI펀드(49개) 가운데 ‘미래에셋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와 ‘하이셰일가스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4’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비중을 10% 이상 담지 않아 올 들어 4~9% 수익을 거뒀다. 이외 43개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2.36% 밀렸고 대형주 지수는 3.72% 하락했다. 이에 반해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2.78%, 11.35% 올랐다.
해외 SRI펀드는 19개 모두 수익을 내고 있다.
'동양탄소배출권특별자산투자신탁 1(탄소배출권-파생형)Class 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7%에 달한다. 이어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17.36%)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11.51%) 순.
홍의석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유럽 경기회복이 생산, 소비 등 여러 측면에서 확인되고 있어 시장 반응이 탄탄하다"며 "중국은 구조개혁 과정에서 보여주는 불안으로 선진국에 미치지 못했지만 환경 관련 종목은 전체 시장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 선진국이 증시 흐름을 이끌어 갈 것으로 국내외 SRI펀드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성장둔화 리스크, 실적우려 변수 등으로 대형주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장 연구원은 "국내 SRI펀드는 투자기준이 모호하고 포트폴리오 구성도 차별성이 떨어진다"며 "편입종목 등을 꼼꼼히 따져 테마성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