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의 후폭풍 … 유통업계 채용규모 대폭 축소

2014-03-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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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규제 강화의 후폭풍이 대기업들의 채용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강력한 영업 규제를 가하자 관련 업체들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올해 채용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사실상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뒷걸음 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은 올해 신규 출점이 없어 채용 인원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대형마트 역시 불황에 의무휴업일 등의 규제로 인해 일자리 확대에 나지서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1300명 안팎으로 정했다. 지난해 상반기 1400명을 뽑았던 것과 비교해 10%가량 감소했다.

신세계그룹은 대졸 신입사원을 포함 올해 1만2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졸 신입사원은 소수만 뽑는다는 방침이며, AK플라자의 경우 상반기에는 채용 계획이 없고 하반기 지난해와 비슷한 30명 정도의 인원만 충원할 방침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재래시장 살리기 정책으로 지난해부터 의무휴업이 실시되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영업 규제를 가한 상태에서 정부가 유통업계에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역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CJ그룹도 일자리 창출에는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경력단절 여성 취업 등 여성 일자리 창출에는 적극적이지만 신입사원 선발은 확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장인 이재현 회장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채용확대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CJ그룹은 상반기 600명, 하반기 900명 등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출점규제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아예 신규채용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제빵업계를 중소기업적합업종(이하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파리바게뜨의 점포 확장이 2%로 제한된 SPC그룹은 실적 악화로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SPC그룹은 “출점 제한으로 실적이 부진해 정확한 채용 규모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상황이 안좋다 보니 많이 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PC그룹은 2410명을 신규 채용했다.

문제는 더많은 외식 프랜차이즈업종이 중기적합업종에 지정될 것으로 보여 유통업계 채용 시장이 얼어붙을 수도 있다 점이다.

최근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가 커피전문점과 피자업종에 대해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사업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해당업체들은 카페베네, 엔제리너스커피, 스타벅스, 미스터피자, 피자헛, 도미도피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강화해놓고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것은 정부의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유통업체들의 채용규모는 계속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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