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는 11일 지난 3년간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의 취업률 등을 분석한 '국가기술자격 취업률 등 현황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그 결과 국가기술자격 전체 취득자 187만6616명 가운데 57.3%(107만6144명)가 청년층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등급별 취득 현황을 살펴보면 청년 취득자의 88.3%가 기술·기능분야의 가장 낮은 등급인 기능사와 서비스 분야의 취득자였다.
상대적으로 취득이 쉽고 준비기간이 짧아 이력서를 한 줄 늘리기 위해 취득하는 스펙 쌓기용 자격증이 대부분인 것이다.
고용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청년층이 일을 하지 않고 대기업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쌓는 데 급급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년층의 취업률(28.6%), 고용유지율(54.8%)은 전 연령과 비교했을 때 최하위였지만 대기업(300인 이상) 종사비율은 37.9%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청년층의 고용률이 39.7%를 기록,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보인 것도 이 같은 청년들의 스펙 쌓기 열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매년 취업준비생이 70만명인데 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 공무원, 유명 벤처는 7만개가 안 된다"면서 "청년들이 오랜 기간 취업을 미루고 큰 돈을 들여가며 스펙 쌓기에 내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를 통해 국가기술자격증이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청년들이 가장 많이 딴 자격증은 워드프로세서(23만1648명)와 컴퓨터활용능력(15만2820명) 등 서비스등급의 자격증이었다. 하지만 두 자격증 모두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고용부의 분석 결과 워드프로세서 및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취득자의 취업률은 각각 34.2%와 18.8%로 낮았다.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두 자격증의 경우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많은 지원자들이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해 자격 종목을 재설계하거나 통·폐합하고, 평가방식도 과정평가형으로 개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