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5곳 中 4곳 권력기관 출신 ‘낙하산 이사’ 뽑는다

2014-03-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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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증권사 5곳 가운데 4곳 꼴로 권력기관 출신 '낙하산' 이사를 뽑기로 해 논란이 따를 전망이다.

권력기관 가운데에서도 금융당국 출신을 대거 선임해 여전히 '방패막이'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 증권사 18곳이 현재 정기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 이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는 14곳이 정관계 출신 인사를 새로 사내·외 이사 및 감사로 선임하거나 연임시킬 예정이다.

신규(재)선임 사내·외 이사는 총 65명으로 이 가운데 51%에 이르는 33명이 권력기관 출신이다.

출신기관을 보면 대통령비서실과 해양수산부, 노동부, 서울고검, 금감원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대거 포진해 있다.

특히 삼성증권 사외이사 후보인 유영상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초빙교수는 서울고 출신으로 김석 대표와 고교 동문이다.

삼성증권은 송경철 전 금감원 부원장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송 전 부원장은 2011년 금감원 퇴직 후 작년 HMC투자증권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삼성증권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것도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이 성균관대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계열사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사외이사로 정기승 전 금감원 증권감독국장과 김상남 전 노동부 차관을 신규 선임한다. 윤남근 전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 또한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KDB대우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을 비롯한 여타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한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나 정부 부처 출신이 전문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외이사 후보도 이력관리를 위해 과거와 같이 거수기 역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수 경제개혁연구소 변호사는 "사외이사는 독립적으로 선임돼 경영진을 감시, 견제하는 것이 임무"라며 "그러나 실제로는 회사 자원으로서 로비스트나 방패막이 역할을 해 독립성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금융당국 출신이 이사로 와서는 안 된다"며 "특히 학연을 비롯한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독립성을 더욱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연구위원은 "기업 입장에서는 전문지식이 풍부한 인물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금융당국 출신 사외이사와 해당 기업 간 이해관계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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