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은행권, 대졸 채용시장도 '한파 예감?'

2014-03-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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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 채용계획 대부분 '미정'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지난해 채용규모를 전년에 비해 축소했던 국내 은행들이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로 올해에도 대졸 신입행원 채용계획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미 지난해 채용규모를 전년 대비 30%가량 축소한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를 감안한다면 추가 축소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여론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상반기 채용시즌 시작을 앞두고 있지만,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은행 중 신입행원 채용 일정 및 규모를 확정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 해외소재 대학(원)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만 상반기 채용을 실시한 바 있지만, 아직 올 상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40명, 하반기 164명 등 총 204명을 채용했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의 글로벌 인재 강화 방침에 따라 상반기 채용 시 해외 대학 졸업자만 채용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임영록 회장 취임으로 경영전략이 변경되면서 올 상반기에는 국내 대학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채용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은행도 채용 일정을 구체화하지 못했으며,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00명, 하반기 200명을 채용했다.

신한은행은 2012년과 지난해 각각 400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했었지만 올해 채용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나은행 역시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여서, 채용 시기와 규모는 아직 불투명하다.

국책은행도 '취업 한파'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우 정책금융의 역할은 막중해졌지만, 민영화가 중단되고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되면서 올해 채용 규모는 되레 축소될 전망이다. 

특히 정책금융공사와 통합을 앞두고 있어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2012년 상·하반기에 걸쳐 대졸 신입행원 134명을 채용했으나 지난해에는 하반기에만 80명을 채용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채용계획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채용계획은 경기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경기가 어려우면 영업점 신설보다는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경영방향을 구상하기 때문에 인력 필요성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갈수록 악화되는 경영환경과 수익성 등을 감안한다면 채용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지만 이에 따른 안팎의 여론을 고려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개인정보 유출 등 금융권 내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로 인해 금융권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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