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는 11일 최근 실시한 'KB금융 사외이사 적격성 평가'를 통해 조재호·김명직·신성환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포함한 이종천·김영과 이사가 사외이사로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퇴진 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전문성(40점), 윤리성(30점), 독립성(30점) 등의 3개 항목과 10개 세부항목을 기준으로 사외이사를 평가했다. 부적격 판정 기준은 총점이 60점 미만이거나 윤리성과 독립성 항목이 15점 미만인 경우, 전문성 20점 미만인 경우다.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외이사 중에는 3명의 신임 사외이사가 포함됐다.
KB금융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통해 조재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명직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의결하고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조 교수는 교수라는 점을 비롯해 임영록 KB금융 회장 및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동문수학한 사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김 교수는 금융·경제 관련 사회참여 경력이 없다는 점과 임 회장이 한양대 대학원 박사과정 당시 교수로 재직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신 교수의 경우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이 행장과 동일한 시기에 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재직한 바 있어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임기가 만료된 이 이사의 경우 신 교수와 유사한 결격 사유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으며 김 이사는 임 회장과 동일 고교 선후배 사이인 데다 과거 재정경제부에서 15년간 근무해 독립성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포함한 전원에게 우리은행 합병에 대한 견해 및 KB금융 발전 방향 등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직까지 어떠한 답변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평가를 토대로 일반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오는 28일 주총에서 부적격 사외이사에 대한 퇴출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독립성 없는 이사회는 경영진과 금융당국의 거수기에 불과할 뿐"이라며 "우리은행 매각 공고를 앞둔 시점에서 거수기 이사회에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나 발전 방향 제시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