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국내 증권사가 접대에 지출하는 예산이 리서치센터 운영을 비롯한 조사ㆍ연구에 쓰는 돈보다 최대 700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이 영업인 만큼 접대비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고객에게 질 높은 투자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사ㆍ연구 역시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어 동양증권(334배), 교보증권(13배), 이트레이드증권(11배), 현대증권(7배) 등이 뒤를 이었다.
접대비는 영업 활동으로 인한 접대에 쓰이는 비용을 통칭한다. 고객과 친분을 쌓기 위한 식사 비용뿐만 아니라 골프비, 경ㆍ조사비까지 포함된다. 증권업계에서는 고객 친분 쌓기도 영업 활동으로 보는 게 관례다.
조사ㆍ연구비는 각 부서 업무와 관련된 일반적인 조사를 비롯해 외부 전문기관 용역 의뢰, 경영 자문 비용 등이 포함된다. 현대증권의 경우 미스터리쇼핑 비용까지 반영한다.
13개 증권사가 쓴 접대비는 평균 26억8850만원으로 가장 많이 조사ㆍ연구비를 쓴 키움증권(11억7964만원)을 두 배 넘게 웃돌았다.
키움증권은 유일하게 접대비가 조사ㆍ연구비(11억7965만원)를 두 배 이상 넘지 않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점 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온라인 영업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접대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조사ㆍ연구비가 접대비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로 인해 리서치 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사ㆍ연구비가 리서치센터 지원에 쓰이는 직접적인 비용이 아니라는 것.
KDB대우증권을 비롯해 9개 증권사는 조사ㆍ연구비를 기재하지 않아 접대비 대비 지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지급수수료에 다른 증권사가 쓰는 조사ㆍ연구비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사ㆍ연구비 규모가 적었다"며 "손익계산서를 성실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위해 선택 계정임에도 불구, 조사ㆍ연구비를 기재한 증권사가 되레 시장에서 오해를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증권사 조사ㆍ연구비를 일반 제조업체 기술연구 투자와 동일하게 보면 안된다"며 "증권사가 얼마만큼 리서치 지원을 하는 지는 애널리스트 연봉이 포함되는 인건비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